고단한 작가의 길
방송 구성 작가 시절에도, 에세이 책을 출간했을 때도, 드라마 보조작가를 했을 때도, 웹소설을 출간했을 때도.
나는 단 한 번도 글 쓰기가 쉬운 적이 없었다.
한 글자도 못 쓰는 날엔 스스로가 원망스러웠고,
당장 마감은 다가오는데 글은 안 써져서 혼자 새벽에 펑펑 울며 대성통곡할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누가 대신 써줄 수도 없다.
오로지 나 혼자서 끝내야 한다.
글이 안 써져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수많은 시간을 보내며 겨우 작품 하나가 나온다.
나는 출산을 해보진 않았지만 아이를 낳은 작가들 얘기로는 작품 하나를 세상에 내놓는 게 출산을 하는 기분이란다.
몇 달을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나 다름없는 작품이니까.
나는 왜 이렇게 힘든 작가의 길을 선택했을까?
작가는 왜 힘든 직업일까?
드라마 주몽, 올인, 선덕여왕을 제작한 김태원 PD님께서 말씀하셨다.
"작가가 힘들죠? 왜 그런 줄 아세요?
작가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직업이라 그래요.
작가가 만든 세상에선 작가가 신이거든요.
아무것도 없는 세계에 등장인물을 만들고 그들의 사랑과 삶과 희망을 만들어요. 그래서 작가가 힘든 거예요.
신의 영역에 도전하니까."
이 말씀을 듣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비록 작가의 길이 편하고 쉬운 길은 아니지만, 분명 우린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
행복한 글쟁이가 운명이라고 믿으며 말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작가들이 그럴 것이다.
그러니 힘들어도 다시 글을 써야 된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할 테니까.
그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