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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Mar 06. 2022

완결의 고지가 멀지 않았다.

기특하다.

2021년 9월 27일 모더나 1차 접종을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미루기도 애매했다.

함께 맞기로 한 친구가 있어서 친구와 함께 병원에 가서 모더나 1차를 접종했다.


백신 접종 3일 후, 새벽에 갑자기 숨을 못 쉬었다.

처음 겪는 끔찍한 고통이었다.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오직 집 밖으로 나가야겠단 생각밖에 안 들었다.

119를 부를 생각조차 못하고 가까이 사는 친한 작가님께 전화했다.

당장 숨이 멈출 것 같아 높은 고층에서 뛰어내리려고까지 했다.

말 그대로 미쳤었다.

사람이 숨을 못 쉬면, 죽을까 봐 두려우면 그렇게 되더라.


친한 작가님의 차를 타고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갔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운전대를 잡은 작가님의 손이 덜덜 떨리는 게 보였다.

그때의 고마움이란.... 말로 표현 못하겠다.

살아서 앞으로 잊지 않고 보답해야지 다짐했다.

응급 치료와 사타구니에서 피를 뽑는 검사까지 했지만 병명은 백신으로 인한 원인 모를 호흡곤란과 흉통이다.


그 뒤로도 "원인 모를" 이 단어가 나를 계속 따라다녔다.

원인 모를 부정 출혈로 인해 피주사를 세 번이나 맞았고, 1주일에 한 번씩 영양 수액을 맞았다.

원인 모를 호흡곤란과 흉통으로 응급실을 두 번이나 갔고, 5일 동안 입원했다.

원인 모를 소화기 장애로 한 달 동안 죽만 먹고살았다.

원인 모를 난소의 혹이 생겼다.

온몸에 힘이 없어 부축을 받으면서 일어났다.

왜 그런지 원인은 모른다. 의사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질병관리청도 모른다.


가장 무서운 건, 불확실성이다.

원인을 모르는데 나는 아프다.

원인을 모르니 앞으로 완쾌가 될지 모른다.

원인을 모르니 치료가 더디었다.


백신 접종 후 6개월 가까이 됐지만 나는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다.

살면서 겪은 가장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만류에도 차기작을 계약했다.

매일 약을 먹고 시시때때로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들고 글을 썼다.

미칠 것 같은 불안감과 우울함을 이기며 하루하루 글을 썼다.


그렇게 힘든 나와의 싸움을 하며 왔더니 이제 완결의 고지가 서서히 보인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수정과 교정이라는 험난한 과정이 남았지만, 나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잘 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라고.

많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나는 출간까지 최선을 다해 글을 쓸 것이다.

노력은 나의 몫, 결과는 하늘의 몫이다.

하느님도 내가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아시겠지.


조금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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