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살찐 병아리 Sep 30. 2015

고백의 시간 5

그대들에게 고백합니다.

다섯 번째 그대 - 외로움

이제 그만 안녕하고 싶은 외로움아.

너는 어찌된 녀석이 사람들과 있을 때도 찾아오고

밥을 먹을 때도 찾아오고

심지어 잠을 자려고 누워있을 때도 찾아오는 거니.


너는 게다가 혼자 찾아오는 법이 없더라.

꼭 눈물과 공허함과 우울함이란 친구들도 데리고 오더라.


그래서 난 가끔은 네가 싫어.

특히 어둠이 깔리기 전 해질 노을 저녁 하늘을 볼 때 너란 녀석과 마주하게 되면.. 사람이 미치도록 그리워져.


사랑하는 가족들도, 떠나간 옛 연인도,

편한 친구들도,

그리고 지금 남 몰래 좋아하는 그 사람까지도..

너란 녀석 때문에 보고 싶어 지잖아.

너란 녀석 때문에 결국 눈물이 나잖아.


그래도 아마 우린 평생 함께하겠지?

외로움 너는 어쩌면 내 삶의 일부일지도 모르니

나만 너를 만나는 게 아닐 테니..

아마 지금처럼 앞으로도 종종 너와 마주할 것 같구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네가 불쑥 찾아왔을 때 내가 조금은 담대하게 여유롭게 너를 대할 수 있으면 좋겠어.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하니까.

누구나 다 결국은 혼자니까.

세상살이가 다 그렇지 하며 너와 있는 시간을 조금은 덤덤하게 보내고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불쑥불쑥 찾아오는 외로움아.

나는 괜찮아.

너도 곧 지나갈 테니.


(끝)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이다. or 사랑이 아니다. (2장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