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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Oct 12. 2015

옆집 여자

타인에 대한 무관심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요즘 옆집 여자가 조금 이상합니다.

며칠 동안 괴성을 지르고 쌍욕을 하고 미친년처럼 소리를 지르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도 들립니다.


어제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집주인이 옆집 여자를 찾아가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옆집 여자는 아무일도 없다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아무일도 없는것같진 않습니다.


오늘은 뜬금없이 저녁에 동요 "과수원길"을 부릅니다.

초등학교 음악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합창을 할때처럼 쩌렁쩌렁 해맑은 목소리로 과수원길을 완창합니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이 노래가 이렇게 무섭게 들리기는 처음입니다.


옆집 여자에게 갑자기 무슨일이 생긴걸까요.

얼굴도 모르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신경끄면 그만이지만, 문득 우리 사회가 참 각박하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녀는 이 각박한 세상에서 나 힘든거 알아달라고 누구라도 내게 위로를 해주길 바라진 않을까요.


저도 그럴 때가 있곤합니다.

혼자있는 것이 지독하게도 무섭고 싫을때,

마음이 공허해 무작정 누구와라도 얘기하고 싶을때,

누군가 옆에서 토닥토닥 안아줬음 싶을때..

그럴땐 벽을 뚫고 나가고 싶을만큼 답답했습니다.

심지어 화분에 얘기도 하고 티비에 나오는 개그맨과 대화를 하는 제 모습을 봅니다.

눈물나게 외롭고 서럽습니다.


혹시 옆집 여자 그녀도 그때의 저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현대인들에겐 조금씩 마음의 병이 있다고합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 하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심과 무관심으로 인해 생긴 마음이 병이지요.

치료법은 따뜻한 대화와 사랑이라고 합니다.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괜찮습니까?

혹시 지금 마음의 병을 앓고 있진 않습니까?


추신 : 오늘 저녁엔 옆집 여자가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는 건 바나나" 이 끝도 없는 메들리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어서 옆집 여자의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 싶네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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