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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Oct 05. 2015

이별은 치사하다.

이별은 원래 그러하다.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이 얼마나 있을까요?

쿨한 이별이 많을까요? 절절한 이별이 더 많을까요?


사랑을 시작할 땐 콩깍지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별할 땐 적나라하게 드러나곤 합니다.

아무리 사랑했어도 헤어지면 결국 남남..

이별하는 순간엔 안 만나는 게 더 나을뻔한 인연도 있습니다.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입니다.

대부분 처음엔 이별이 실감 안 나죠.

'우리가 정말 헤어진 게 맞나? 어떻게 우리가 헤어질 수 있나' 생각이 들죠.


그러다가 문득 문득 '정말 우리가 헤어진 게 맞는구나. 내가 널 잊고 어떻게 사니' 슬픔에 빠졌다가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자책도 하게 되고

생각할수록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우리가 정말 사랑한 게 맞니? 너는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데 나만 왜 이런 거니' 뭔가 억울하고 화가 치밀기도 하죠.


이별 노래 가사가 다 내 얘기고 드라마 영화에서  실연당한 비련의 주인공이 꼭 나처럼 느껴집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 한 장면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고 점점 사랑에 대해서도 체념하게 됩니다.


처음 이별의 순간에는 찌질한 줄 뻔히 알면서도 매달리게 되고

술 마시면 더욱 생각나 술김에 전화하게 되고

SNS에서 그 사람 소식만 찾게 되고

내가 미쳤나 싶어도 이 사랑이 끝나면 죽을 것 같아 다시 붙잡으려 애쓰죠.

아마 한 번씩들 그랬던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럴수록 상대방은 더 멀어질 뿐이고 처음 사랑할 때 그 사람이 아닌 딴 사람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그만 잊어라 이건 아니다 해도

이별할 때 그런 얘기가 귀에 들어옵니까.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냥 그런 치사하고 비참한 시간이 지나가도록 놔둘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마음에 있는 응어리가 바닥까지 내려가 봐야 점점 사그라듭니다.

아무리 쿨한 성격이라 해도

아무리 긍정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 해도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왜 없겠습니까.

진실된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에 아름답게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며 놓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 사람을 잡을 순 없어도 원망은 되겠지요.

짝사랑에도 이별은 마찬가지로 슬프고 몹쓸 짓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이별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별한 순간엔 웃기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새로운 사랑은 언제가 되었든 다시 찾아옵니다.

다시는 절대 사랑하지 않으리 끝일 것 같은 사랑도 어느 순간 다시 시작됩니다.

그래서 힘든 지금의 이별도 언젠가는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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