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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Oct 19. 2015

내가 호구로 보이니?

사람을 조심하거라.

박진진 저서 <크라잉 룸> 중에서

진심으로 대했던 사람이 어느 날 사기꾼으로 변해 배신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세치혀의 거짓말로 사람 하나 미친 사람 되는 거 한 순간이더군요.

속았다는 생각에 삼일 동안 잠 한숨 못 자고요.


속은 자신이 한심하고 속인 그 사람이 역겨워서

하루 종일 물 한 모금 넘기지 못해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합니다.


당장 달려가서 귀싸대기를 날리고 싶은 독기도 품게 되고요.

멍청하게 당한 자신이 너무 싫어 스스로를 자학하기도 합니다.


인생살이가 허무해져 허공만 멍하니 바라봅니다.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눈물만 나옵니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돼버립니다.


속인 그 사람은 허허실실 잘 지낼 텐데

속은 나만 만신창이가 되는 거죠.


'어떻게 복수를 할까..

어떻게 하면 내가 당한 만큼 똑같이 당하게 할 수 있을까.

저주를 내리는 부적이라도 살까..'


고민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습니다.

미꾸라지처럼 사기꾼들은 쏙쏙 잘도 빠져나갑니다.

나를 비웃고 있는 사기꾼 얼굴이 필름처럼 스쳐갑니다.

울화통이 치밀고 자신이 더 바보 같아 보입니다.


그렇게 며칠 또는 몇 달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아는 가야 되니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합니다.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해버리자.

불우이웃에게 기부했다고 생각해버리자.

액땜 크게 한 거라고 생각해버리자.

로또 당첨되려고 이런 안 좋은 일 겪었다 생각해버리자.'


이미 지난 일인데 어쩌겠냐고..

나를 위해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말이죠.


다시 기운을 내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을 합니다.

사랑이 떠나가도 밥만 잘 먹는다는 노래 가사처럼 그래도 살아는 가야 되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괜찮은 척 아무리 해봐도 만신창이가 된 폐허의 잔재들은 계속 남아 있습니다.


나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까지 힘들어지기도 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기꾼 생각에 허공 날라차기를 하기도, 애꿎은 벽을 내리치기도 합니다.

그 사기꾼이 벌 받는 모습을 보기 전까진  마음속 응어리는 남아 있습니다.


이래서 사람이 가장 무섭고 잔인한 존재인가 봅니다.

스스로 사람 조심을 해야 되는 지금 세상이 씁쓸하고 안타깝습니다.


천하의 몹쓸 사기꾼 이것들아!!!

언젠가는 너희들이 저지른 만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이 당하게 될 거야.

그렇게 살지마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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