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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Nov 29. 2015

겨울잠 자는 곰탱이

툭하면 동굴 들어가시는 그대여

겨울잠 자는 곰탱이도 아니거늘,

툭하면 동굴 들어가시어 겨울잠 자는 그대여.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예의라는 게 있지요.

내가 연락이 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될지 조금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예의랍니다.

그대는 예의가 살짝 부족한 것 같네요.

좋게 말해 살짝입니다.


물론 살다 보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위한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지요.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시간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잠수가 습관이 되면 문제가 좀 있는 겁니다.

잠수가 습관이 되는 순간 그것은 치유의 시간이 아닌 도피의 시간이 되는 거니까요.

툭하면 뭐하나 뒤틀린다고 잠수 타고 사라진다면 그대는 인생의 도망자가 되는 겁니다.


지금은 어떤 것도 생각하기 싫으니 날 가만 내버려두라고요? 그냥 입 다물고 기다려주기만 하라고요?


아~~ 네..그렇군요.

그대가 나라를 책임지는 임금님 정도 되신 것 같습니다.


그대만 인생이 고달픈 것은 아닙니다.

하다못해 요즘은 네 살 인생도 고달프다고 유아 사춘기까지 있더이다.

네 살 된 우리 조카도 종종 나만큼 인생 고달픈 한숨을 쉬더이다.


그대가 힘들어 동굴로 들어갈 때마다

그대를 걱정하며 기다려주는 사람들 또한 인생이 고달프긴 마찬가지입니다.


힘든 인생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왜 모르겠습니까.

저 역시 그런 마음 다 있죠.

그래도 한 번쯤 생각해보세요.

그대가 누군가를 간절히 필요로 할 때 그들 또한 동굴 속에 있다면 어떨지 말이에요.

힘들 때는 가끔 그대의 사람들에게 기대어 보세요.

동굴과는 또 다른 따뜻함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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