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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Nov 29. 2015

I hate Monday

월요일 병

일요일 저녁부터 지끈지끈 거리는 두통.

월요일 아침 이불속에서 부비적 흐느적 뒹굴뒹굴.

허공으로  발차기하듯 이불을 걷어차고 나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


'또 한주의 시작이구나.'


생각해보면 너무 감사한 일이거늘..

한주를 또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데 말이다.

월요일은 월급쟁이가 된 이후로 "싫다"라는 말부터 나오는 밉상 요일이 되어버렸다.


'이번 주는 마감이 있어서 또 내내 야근이겠구만.'

'이번 달은 연말이라서 회식이다 송년회다 또 술이겠구만.'

'날씨가 추워지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곤욕이구만.'


평범한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무료해지는 월요일.

신나는 금요일은 언제 오나 싶은 월요일 아침.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은 짜증 지수 99.9%

아직 일은 시작도 안 했는데 다들 피곤에 쩔어있는 표정들이다.

곧 주말을 맞이하는 금요일의 아침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친한 직장 동료들과의 메신저로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하고 5일을 쉬면 얼마나 좋겠냐고 징징거려본다.

그게 안되면 중간 수요일만이라도 정기휴무로 정하면 월요일 아침이 이렇게 피곤하진 않을듯싶다.

월요일 주간회의가 빡센 요즘은 일요일 저녁에 맥주라도 한잔 마셔야 잠을 잘 수 있다.


다른 나라 직장인들도 이러나? 당당하게 칼퇴할 수 있는 나라로 가고 싶다~~!

지긋지긋한 월요일 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휴일을 늘려달라!! 늘려달라!!


작년 12월에 쓴 일기입니다.

이때는 10년 치 일을 몰아서 하나 싶을 정도로 일에 파묻혀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건강을 잃고 나서야 일에서 해방될 수 있었답니다.


그때는 월요일이 너무 싫었는데 말이죠.

지금 일주일 내내 맨땅에 헤딩하며 내 밥그릇 내가 챙겨야만 살 수 있는 처지가 되고 보니..

새삼 다람쥐 쳇바퀴 시절이 그립기도 하네요.


다시 다람쥐 쳇바퀴로 돌아가면 그땐 또 맨땅에 헤딩이 그리울지도 모르겠지만,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고, 쥐꼬리라도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게 작은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다람쥐 쳇바퀴 월요일 병이라 해도 일할 수 있음이 부러울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 한주 월요일 병 이겨내며 기분 좋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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