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잘하고 있는 거야.
책 출간 계약을 앞두고 보니 점점 욕심이 생깁니다.
더 잘 쓰고 싶고, 어떻게 써야 더 공감이 될까 싶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고, 내 글 읽을 사람들에게 창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고, 첫 책인데 후회 없이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 프로젝트 공모전에 떨어졌을 때
'절대 이대로 좌절하지 말자, 나는 반드시 책을 낼 거다.' 다짐했었습니다.
그땐 꽤 비장하고 용감했는데 막상 책으로 나온다니 두려운 마음이 크네요.
내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이 있을지 걱정이 되고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걱정 공주마냥 걱정이 산처럼 쌓여갑니다.
심지어 요즘은 악몽까지 꿉니다.
꿈에서 서점 한편에 있는 내 책을 아무도 손도 대지 않습니다.
지인에게 선물해 준 책을 지인은 라면 냄비 받침대로 쓰고 있습니다.
어떤 지인은 내 책을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사람들이 나를 비웃습니다.
개똥 같은 악몽을 꾸고 소리를 지르며 깼습니다.
깨고 나면 눈물이 납니다.
예전에 방송작가 시절 극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도 악몽을 꿨었습니다.
며칠 밤새서 쓴 구성안이 바람에 날려 훨훨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꿈이었지요.
자꾸 약해지는 스스로를 다독거려 봅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이다.
이것만 기억하자.
걸음마도 못하는 아기가 어떻게 뛸 수가 있겠니.
넌 잘하고 있어. 괜찮아. 다들 처음은 그래.
다만 두렵다고 포기하는 겁쟁이는 되지 말자.'
남들이 보면 별거 아닌 일인지도 모르지만,
눈물로 보낸 이 귀한 경험이
인생이라는 토지에 좋은 거름이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