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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이 Jun 17. 2016

그 남자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

1년 뒤,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어제는 우리 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들과

직원들의 간담회가 있던 날이다.

센터에는 10개사 정도가 입주해 있는데

각 사의 사업 추진현황에 대해 

5분 정도씩 돌아가면서 발표도 해보기로 했다.


'부담가지실 필요 없고, 각 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됩니다.'

행여나 개발하기에 바쁜 팀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을 까 봐

간담회를 준비한 나조차도 

그리 큰 부담이 없었으니 기대 또한 없었다.


그러나 막상 간담회가 시작되자

상상했던 분위기와는 너무도 달랐다.

열정적인 목소리로 사업 아이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개발한 아이템을 시연하는 모습,

서로의 사업에 대해 묻고 함께 고민해주는 모습.


.....


그리고 이어진 2차 식사자리에서 

오래도록 잊지 못할 이야기도 듣게 된다.


평일에서 주말까지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신다는 한 대표님.

우리 센터 입주기업 중에서 

가장 성실하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그분은 놀랍게도 지금 자신 스스로가 '슬럼프'라고 했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도 않아 그만두고 싶어 질 때가 있죠.

그럴 때면 그냥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있습니다.

일이 되든 안 되는 그렇게 내내.

그러면 그런 나 자신에게 놀라

없던 의욕도 갑자기 생긴 달까요?"


....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 진작에 그만두었을 것이다.

의욕도 없고 머리도 식힐 겸 

그저 책상을 박차고 나왔을 것 같다.


이제는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을 가진..

대기업 통신사의 안정되고 오래된 직위를 버리고

불안정한 창업 생태계에 뛰어든 대표님.


1년 뒤,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후

그 사업이 잘되든 되지 않든

나는 그분을 응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든든한 서포터스로서

나 또한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이 '슬럼프'라면 

나도 묵묵히 마주할 것이다.


우리 센터의 스타트업 모두가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가기를 바란다.

실패하더라도 지금 노력하고 있는 그들의 순간순간이

훗날의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성장해가면 좋을 것 같다.

입사 4년, 타성에 젖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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