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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이 May 18. 2016

권태

어느 날 길을 잃고 열차에 올라탄 새 한 마리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

내게 부는 바람만 차가워

나는 홀로 추위에 떤다.

나에게 빛이 들지 않는다.


습관처럼 열리는 문.

나는 쭈뼛쭈뼛 안으로 들어선다.

이내 어두워지는 이곳.

지내온 하늘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향하는지 방향을 알 수 없다.

나는 더 구석진 곳으로 향할 뿐이다.

헛헛한 마음으로 둘러본 이곳.

아무도 나에게 손 내밀지 않는다.


습관처럼 열리는 문.

언제 내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두려움에 움찔거리는 날개.

나는 이제  길을 잃는다.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

내게 부는 바람만 차가워

나는 홀로 추위에 떤다.

왜 나에게 빛이 들지 않는가.



매일 아침 같은 시간 열차를 기다리는 중 호기롭게 플랫폼에 내려앉아 사람들 사이를 휘젓고 다니는 새 한 마리를 보았다. 녀석과 함께 열차에 올라탄다면? 왜인지 슬픔이 밀려온다. 너만은 이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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