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iBlack Dec 07. 2023

오토바이 여행 1

2023.7.13

발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오토바이.

마음속에 자신만의 클래식 베스파 하나쯤은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숙소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따나롯 사원으로 가기 위해 전날 왓츠앱으로 적당해 보이는 오토바이와 헬멧 2개, 핸드폰 거치대를 신청했다. 다음날 호텔 주차장으로 도착한 우리의 오토바이.

하지만 요청한 핸드폰 거치대가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미안.. 없어.. ‘하고 끝. 네???


'테이케어’라며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샵 직원을 떨떠름하게 배웅하고 처음 보는 오토바이 키로 시동을 걸려는데 어라? 이거 왜 안 켜져? 삐질삐질 땀을 흘려가며 존재하는 모든 버튼을 누르고 돌려 보아도 묵묵부답.


그러던 중 웃음 띠며 아침 인사를 건네는 직원분에게 대뜸 오토바이 운전하냐고 들이대었다.

당황한 듯 잠시 주춤하셨지만 그래도 선뜻 오토바이를 살펴 봐준다. 하지만 그분도 신형 오토바이는 처음인지 나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건드려보다 멀리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던 경비분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쯤이야 하는 미소를 장착하며 걸어온 건장한 경비 아저씨.

우리가 이미 해온 행동만 반복할 뿐, 여전히 요지부동인 오토바이 시동.

아저씨… 별거 아니라는 표정 지으셨잖아요…


두 명에서 세명으로, 그리고 네 명이서 한 참을 오토바이로 씨름하고 있을 때, 주차장 자갈길을 유유히 걸어가는 다른 직원. 곧이어 경비 아저씨가 그분을 불러 세웠다. 깡마른 몸에 흰 도포 같은 유니폼을 걸친 그분.

어딘가 고수의 분위기가 풍긴다.


이제 모인 인원은 모두 다섯 명.

네 명의 기대감 어린 눈 빛과 긴장된 분위기 속에 가볍게 오토바이 의자에 걸터앉은 그분은 곧이어 육각형 모양의 키를 오토바이에 꽂았다. 그리고 몇 분 후, 몇 번의 조작 끝에 요란한 소음을 내며 켜진 오토바이!


격한 감격의 포옹이라도 나누고 싶었지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동참해 주신 모든 직원분들께 굽신굽신 땡큐를 연발한 다음, 드디어 고대하던 오토바이 운전을 해볼 수 있었다.


5명을 애먹인 나의 첫 오토바이


신들의 섬인 만큼 오토바이 신에게도 기도를 올려주고 드디어 출발.

하지만 스미냑 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기겁했다.

차와 오토바이가 뒤엉킨 이곳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나 무사히 따나롯까지 갈 수 있을까....

 

스미냑 도로




이전 04화 낯선 곳에서의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