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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iBlack Dec 07. 2023

바다의 땅, 따나롯 사원

2023.7.13

우여곡절 끝에 오토바이 시동 켜기에 성공한 우리는 따나롯 사원으로 출발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엉킨 도로, 맞은편에서 폭주족 마냥 달려오는 오토바이 떼에 기겁하며, 틈틈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지도를 확인해 가며 겨우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복잡한 도로에 놀라 잔뜩 긴장한 탓에 어깨와 등이 뻣뻣했다.

오십견 오는 줄.


그래도 다행히 물때를 잘 맞춰와 바다 위에 지어진 사원까지 걸어서 갈 수 있었다.

EBS 발리 편에서 본 대로 소금기가 없는 물에 얼굴을 씻고 미간에 밥풀도 붙이고 사제에게 축복을 받고서 야무지게 인증샷도 찍었지만 1시간가량 차와 오토바이 매연을 뚫고 온터라 몰골이 초췌하다.

사진 찍기 전에 거울을 꼭 보자.


우리 양옆의 분들도 힘들어 보이시네요...

유명한 관광지인지(알고 보니 발리의 6대 사원 중 하나라고…) 규모가 꽤나 컸는데 몇 걸음 걸으니 역시나 벌써부터 치친다.


음식점이 즐비한 언덕에 자리를 잡고 땀을 식히려는데 바닷바람이 휘몰아칠 것 같은 위치에 있는 이곳, 당최 바람이 불지가 않는다. 가방에 쑤셔 넣은 파우더 시트를 꺼내 목과 팔을 닦으니 그나마 살 것 같다. (J는 파우터 시트로 샤워할 기세.)

주문한 코코넛까지 마셔주고서 그제야 편안히 의자에 몸을 기대 본다.


많은 음식점이 들어선 것 치고 손님은 거의 없었는데 아마도 저녁이 인기 시간대인 듯싶었다. 바다 한가운데 지어진 이국적인 사원 뒤로 내려앉은 석양을 보며 저녁을 즐기는 건 꽤나 근사한 시간일 것 같았지만 우리는 한 낯에 왔으니 석양은 패스. 대신 파란 하늘과 수면 위로 드러난 신비한 바위 무늬와 함께 바다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름다운 사원을 감상했다.

세상에. 저걸 지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노동자의 삶도 생각해 주면서…


따나롯 사원의 풍경


얼마간 휴식을 취한 우리는 한번 해봤다고 어째 좀 익숙해진 오토바이를 타고 근처 카페로 이동했다. 식사 메뉴를 주문하고 모내기 준비를 하는지 물이 채워진 논의 풍경을 한가롭게 구경했다.

이것이 바로 리얼 라이스 테라스 뷰 아니겠어?


Nyantra Café & Eatery


따나롯 투어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전 날 가본 짱구로 향했다. 오토바이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여기 우리 취향인데 숙소를 왜 멀리 잡았지?

이번에도 아무 생각이 없었구나. 우리…


짱구는 오토바이를 타고 둘러보기 좋았는데 지나가다 J 레이더에 걸린 곳에 급 정차했다. 이미 많은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는 이곳은 비치 클럽이었는데 분위기가 완전 우리 취저.

아무리 봐도 짱구에 숙소를 잡았어야 했어.


Lawn beach club


안전운전을 위해 목테일을 주문하고 신나는 음악에 몸을 들썩 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독한 보드카를 들이켤 것 같은 디제이분, 우아하게 차를 홀짝이며 신나게 디제잉을 하신다.

핫한 곳은 뭔가 달라도 다르구만…

역시 우리 취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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