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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시작 전에 알면 좋았을 것들

by 케이

석사생일 때 가끔씩은 자신의 고민을 누구에게 상담하기도 어렵고, 내가 맞는 길로 과연 가고 있는가 고민이 들며 막연함을 느낄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고요. 그래서 석사를 하기 전의 저로 돌아간다면 다음 4가지는 꼭 시도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석사 때 연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논문을 투고해 보는 경험도 중요하죠. 하지만 인생은 정량적으로만 평가될 수 없기 때문에 그 외에 다른 배움들도 석사 때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석사 전반에 걸쳐 제가 깨달은 몇 가지 중요한 방향성을 공유할게요.


첫 번째,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자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는 거예요. 친구들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연구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석사생들이라던지, 연구 분야는 나와 다르지만 먼저 석사를 해본 박사생, 그리고 지도 교수님을 포함한 다양한 교수님들. 저는 정보를 모를수록 막연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어려움 또는 고민을 주변에 털어놓고 조언을 받는 것 자체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저도 커리어의 방향성 또는 연구에 대한 사소한 고민들까지도 주변 지인들에게 털어놓았어요. 그때마다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말걸..'이라고 후회한 적은 없었답니다. 그리고 석사를 졸업한 지금에서도 마음속에 남아있는 좋은 말들은 모두 주변 사람들로부터 얻은 격려들과 해결책들이에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간단한 티타임이라도 가지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추천해요.


두 번째, 관심 있는 연구분야의 논문은 미리미리 정리해 놓자

논문 섹션 중에 related works 가 있죠. 이 부분은 얼마큼 나의 연구와 비슷한 연구들이 있는지, 얼마나 그 연구들을 잘 파악하고 있고 그중 어디에 연구 가능성이 있어서 해당 연구 결과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득하는 내용이에요. 이 영역에 수많은 논문들을 인용해야 되기 때문에, 연구 분야의 논문은 미리미리 엑셀에 정리해 놓기를 추천해요. 거창하고 자세하게 정리할 필요 없이, 연구 제목, 내 연구와 다른 점/같은 점, 특징, 핵심 문장 몇 개 정도를 추출해서 정리해 놓으면 충분해요. 나중에 다시 몇 논문을 정독하는 일이 필요해지더라도, 이렇게 미리 많은 양의 관련 연구를 간략하게 정리해 놓는 것만으로도 미래에 정말 많은 시간/에너지 절약이 된답니다.


세 번째,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미리 해보자

진로에 대한 고민은 제가 하지 말라고 해도 모두가 하고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기를 추천해서 포함시켜 봤어요. 석사 끝나고 박사를 간다고 하면 입시를 미리 준비해야 되고, 취업을 한다고 하면 취업 시기를 정확히 파악해 놓아야 되겠죠. 이 중에서 저는 취업을 했던 케이스였는데, 취업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 인턴 경험과 산학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취업을 준비한다면 석사 중 짧게라도 실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인턴이나 동아리 활동, 관련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피드백을 꾸준히 받아서 퀄리티를 높여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네 번째, 나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 알아놓자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의자에 앉아서 계속 컴퓨터로 연구를 해야 되는 게 보통의 이공계 석사생이에요. 실험할 때는 물론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될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게 하나의 고정된 자세로 스트레스받는 과정을 반복하면, 몸도 마음도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명확하게 파악해 놓는 것을 추천해요. 그리고 주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창구를 만들어놓는 것도 좋고요. 예를 들어서, 내가 수영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면 수영 교실을 등록한다거나, 노래 들을 때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하루에 몇 시쯤에는 노래를 3곡 정도는 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거나요. 사소한 변화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계속 연구를 할 동력을 무의식적으로 조금씩 늘려나가는 중일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연구에 매몰되었을 때 한 발자국 떨어져서 마치 남의 연구를 보는 것 같은 거시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도움 되는 것처럼요.


돌이켜보면 저의 석사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것들은 다 사소하지만 규칙적인 노력이더라고요.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는 석사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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