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뒤러 (Albrecht Dürer)
독일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는 1차 이탈리아 여행(1494-1495) 이후 1498년에 간행한 목판화집 <요한계시록>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요한계시록> 목판화집 이후 1504년 제작한 동판화 <아담과 이브>는 창세기 제2장과 제3장의 내용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아담과 이브의 남녀 누드는 섬세하고 품위 넘치며 균형과 조화를 이루었다.
이 작품의 주제는 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이 지으신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는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뱀의 유혹과 호기심에 선악과를 따서 먹음으로써 인류 최초의 원죄를 범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울퉁불퉁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의 어두운 배경은 신비롭고 부드럽게 표현되고 있으며, 인체의 윤곽이 분명하고 명확하게 돋보이면서 섬세하게 그리는 표현 기법은 그림의 명상적인 분위기를 더욱 강화시킨다.
숲 속에 등장한 나무 위의 앵무새는 ‘지혜와 박애’를 상징하고 뱀은 ‘악마의 사자’를 상징한다. 그리고 고양이, 사슴, 토끼와 소는 ‘인간의 기질(담즙질, 우울질, 다혈질, 점액질)’을 상징하고 있다. 그림 속 숨어있는 동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한 작품이다.
이 작품 속 아담과 이브는 타락하기 전 자연과 완전한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심히 좋았더라’ 하는 말씀에 부합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뒤러의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꼼꼼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뒤러의 서명과 1504의 제작연도가 나뭇가지에 걸린 동판화에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