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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윤 Feb 12. 2022

성삼위에 대한 경배

알브레히트 뒤러

알브레히트 뒤러의 <성삼위에 대한 경배>는 뉘른베르크의 부유한 상인 마테우스 란다우더가 ‘열두 형제의 집’이라는 기관의 경단 제단화를 위해 주문함으로써 제작되어 1511년에 완성된 작품이며, 성삼위 일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뒤러는 2차 이탈리아 여행에서 르네상스 회화에 나타나는 인간의 합리성과 명쾌한 구성, 인체의 비율과 원근법을 꾸준히 연구하였고 이 그림을 통해 그의 예술성은 물론 정신적인 내면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성부와 성자와 성부께 영광! 

알브레히트 뒤러 (1511, 제단화) 성삼위에 경배


뒤러는 세 가지 형상으로 한 분이신 하나님 안에 삼위가 계신다는 ‘삼위일체’의 교의 를 묘사하고 있다. 


작품의 상부 중앙에 유일하신 하나님 삼위, 즉 하나님(금관을 쓰고 양팔을 벌려 십자가를 감싸고 있는 성부)와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아들(십자가에 매달 린 예수님)과 아버지와 아들에게서 나온 성령(비둘기)을 배치하고 있다.


알브레히트 뒤러(1511) 성삼위에 대한 경배


화면은 상단을 원형 틀로 구성하고 있으며 원형 틀 안의 ‘성삼위에 대한 경배’의 장 면은 성경말씀에 의해서 형상화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님이 내가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 니라’ (창 9;13)


만물을 주관하시는 성부 하나님은 V자 형태의 구름 속 무지개 위에 앉아계시며, 성부 하나님 위로는 드높은 하늘에 비둘기 형상으로 빛을 내는 성령을 천사들이 둘려 서서 경배하고 있다. 그다음은 성삼위를 중심으로 성인들이 배치되어있는데 이들은 두 개의 반원을 이룬다. 


화면 왼편에는 종려나무 가지를 든 채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성녀들이 배치되어있는데 이들은 각각 못 박힌 바퀴를 든 성녀와 성작에 성체를 받쳐 들고 서 있는 성녀, 어린양을 안은 성녀 등 많은 성녀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성삼위께 경배하고 있다.


성녀 그룹과 대칭 선상에 위치한 화면 오른편에는 무릎을 꿇고 경배하는 세례 요한 을 중심으로 구약시대의 왕들과 성인들이 성삼위께 경배하고 있다. 십계명을 들고 서 있는 모세와 그 옆에 하프를 들고 있는 다윗 왕이 보인다.


가장 가까이 보이는 맨 아래도 신약시대의 제사장, 성인 성녀들이 모두가 구름 위의 천상에서 성삼위께 경배하고 있다. 그리고 제단화를 주문한 자가 왼쪽 모서리에서 짙은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기도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성삼위에 대한 경배>는 눈부시게 화려하고 장엄한 천상의 축제이다. 흰 구름 아래의 지상은 쾌청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으며 오른쪽 모서리를 자세히 보면 뒤러만의 시그니처인 작품 서명판을 뒤러 자신이 붙들고 있다. 뒤러 자신도 이 축제의 일원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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