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루오
조르주 루오(Georges Rougult, 1871~1958)의 1945년 작품인 <베로니카>는 예수 그리스도가 사형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를 등에 업고 골고다 계곡을 오르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피와 땀에 절인 얼굴을 닦은 천으로 베로니카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것을 그린 것이다.
베로니카의 청순한 얼굴 표정, 그중에서도 두 눈동자는 어딘가 모르게 성스러운 사랑을 갈구하는 듯하고, 얼굴을 둘러싼 붉은 피로 얼룩진 천과 이마를 둘러싼 천에 그려진 십자가는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하여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참사랑으로 둘러싸였음을 표현한다. 베로니카의 순수한 눈매와 미소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보면 무엇이든 다 괜찮다고 말하는 듯한 너그럽고 따뜻한 미소를 보고 있는 듯한 안도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갈 때에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것을 붙들어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하더라. 또 백성과 및 그를 위하여 가슴을 치며 슬피 우는 여자의 큰 무리가 따라오는지라, 예수께서 돌이켜 그들을 향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눅23;26-28)
루오는 특히 가난하고, 학대받는 자들에 대한 공감을 갖고, 권력자들에게 향한 분노를 강렬한 색채, 굵고 검은 선의 윤곽 등 독특한 회화 기법을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으며 여인, 광대, 창부, 왕, 예수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폭넓게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