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홍윤 Mar 25. 2023

그리스도의 세례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 (Andrea del Verrocchio) 


이탈리아의 유명한 조각가 도나텔로(Donatello: 1386-1466)의 제자인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 (Andrea del Verrocchio: 1435-1488)는 15세기 후반 피렌체에서 활동하며 인체 해부학적 구조의 정확함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한 위대한 조각가이다. 그리고 그는 그 당시 화가로서도 존경을 받았으며, 아트리에를 열어 다빈치 (Leonardo da Vinci: 1452-1519) 등 훌륭한 문하생을 배출하였다.



이 <그리스도의 세례>는 베로키오가 그 제자 레오나르도의 재능을 인정하여, 스승의 작품 속에 천사를 추가로 그리게 한 사실이 입증된 종교화이다. 바사리의 「이탈리아 미술가 열전」에 의하면 다빈치가 아직 청년기에 스승인 베로키오가 착수하고 있던 <그리스도의 세례>에 그리스도의 의복을 들고 있는 천사를 아주 멋지게 그려 넣은 바람에 베르키오는 자신의 솜씨가 제자보다 못함을 부끄럽게 여겨 그 뒤로는 화필을 잡지 않았고, 오직 조각에만 전념하였다고 한다. 


화면은 세례를 받고 있는 예수께서 합장하여 기도하는 모습으로 서있고, 세례자 요한은 약대털 위에 예복을 걸쳐 입고, 왼손에 십자가를 부여잡은 채 예수께 다가서서 정중히 성수를 뿌리는 모습이다. 그리고 예수그리스도의 머리 위로 하나님의 성령을 나타낸 비둘기와 하나님의 양손이 보이고 있다. 그리고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천사의 미묘한 광채가 나는 아름다운 모습과, 공기 원근법을 사용한 상단의 풍경은 르네상스를 예고한 참신함이 깃들어 있다. 바로 스승보다 젊은 제자의 탁월한 솜씨가 우월하게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베로키오의 회화작품으로서 전해진 그림은 이 <그리스도의 세례> 밖에 없다. 그렇지만 베로키오는 조각가로서 재능을 발휘한 훌륭한 예술가이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마 3:16-17) 

작가의 이전글 예언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