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규칙(regularite)과 절제(modestie)와 지속(continuite)과 인내(perseverance)는 예술적 창조의 유일한 토양이다. 나는 어딘가에서 삶을 한결같음 즉 항상성(constance)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항상성은 자연적이고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항상성에는 겸허와 인내가 요구된다. 이것은 용기의 증거이자 내면의 힘이며 존재적 본성의 자질이다.
<르코르뷔지에의 사유>, 르코르뷔지에
즉흥형인 내게 계획을 짜고 그것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참을 미뤘다가 급하게 마무리하는 상황도 있고, 미루다가 그냥 파묻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미뤄보는 편인데, 그러다 이미 발이 다 타서 없어짐을 보면서도 미루기도 한다. 게으른 건가 멍청한 건가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내키는 대로, 생각날 때 무언가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큰 계획이라고 할까. 조금 멀리 내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고개를 들어 삶의 먼 쪽을 바라보려고 한다.
10년에서부터 1년까지, 가깝게는 한 달 안에 해야 하는 것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을 구분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일을 할 때 프로젝트에서 대략의 마감일을 생각하고 항목마다 스케줄을 따로 하여 각 단계에서 해야 할 과업을 체크하듯, 인생을 설계함에 있어서 큰 틀을 잡고서 점차 작은 것으로 세분화하다 보니 하루에 해야 할 투두리스트가 생겼다. 그 리스트를 지워나가는 단계에서 자연스레 루틴이 만들어진다. 즉흥형인 나의 단점을 메꿀 수 있다면 이 정도의 계획은 용인해 줄 셈이다. 사람이 이렇게나 간사하다.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고 루틴을 지키려 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갖은 상황들과 변수, 핑곗거리는 늘어나기만 한다. 의지의 문제가 고개를 든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마음을 먹는 것만 해도 쉽지 않은데, 실행한다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운 것인가. 갖가지 유혹,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도처에 깔려있다. 생각 없이 그냥 해야 한다는 답을 알면서도 행하기 쉽지 않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꾸준하게 쌓아 올린 것들이 보인다. 작은 것이라도 대단하다는 마음이 생긴다. 드러나지 않는 노력과 의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것들을 아름다운 것이라 명명하고 눈에 담으면서 내 삶에서도 꾸준히 쌓아 올릴 것을, 아름답다 생각하는 것을 찾는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아름다운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