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생각] 22. 나와의 싸움

by 분더카머


오늘의 문장

인생은 쉼표 없는 악보와 같기 때문에 연주가가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 쉼표를 매겨가며 연주해야만 한다.

『휴식의 말들』, 공백


어느 순간부터일까. 삶을 하나의 무대라 설정하고 주인공으로써 할 수 있는 것에 임하자고 다짐했다. 한 편의 영화로 본다면 아직 반절 정도 지나지 않은 영화에 관객들은 어떤 관람평을 남길 것인가 추측해 본다. 중반부는 흥미로운 사건 없이 흘러가는 아주 지루한 부분일지도 모르고, 큰 사건을 앞두고 주인공은 물론 보는 이도 모를 정도의 복선일지 모른다. 공연 중간 막이 있듯, 분위기를 환기하고 흐름을 전환하는 막이 있다면 지금은 몇 막, 몇 장일까. 대략 2,3막이 지나간 듯하고, 대체로 나의 막은 사람 관계에서 시작되고 끝난 것 같이 느껴진다.


여러 경험을 통해 명확해 진건 내 캐릭터밖에 없는 듯한데 캐릭터를 길들이기 위한 방법은 한참 미숙하다. 해가 나면 긍정적인 다짐을 하고 해가 질 때면 어김없이 같은 후회를 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서라도 잘 쓰기 위해 여러 가지 방책을 고안하고, 부단히 머리와 몸을 쓰면서 움직인다. 나만의 리듬과 박자는 내가 가장 잘 알터인데 여전히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크고 작은 일에 여파가 커지면서 작은 파도는 해일이 되어 나를 쓸고 지나간다. 어쭙잖게 지키던 것들은 높은 파고에 휩쓸려 사라진다. 수많은 다짐을 하면서도 수많은 핑계로 나와의 싸움에서 지고 만다. 내일은 새로운 해가 뜨니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되뇌인다. 주어진 하루를 잘 만들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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