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안재현(한국)
1999년생
세계랭킹 26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4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 남자복식 금메달(+임종훈)
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 단식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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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튜브에서 코치님 영상을 찾다 생활체육 일선에서 탁구를 가르치는 고등학교 후배들과 함께 방송하던 영상을 보았다.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되었던 방송을 뒤늦게 보면서 장비에 관한, 한국 선수들의 국제무대 성적에 관한, 세계 탁구의 추세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었다. 구독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답변도 해주면서 생체인들과 소통할 때는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꿀팁들이 많았음은 물론이다. 세분 모두 레슨을 하는 코치들이니 눈높이가 생체인에 맞춰졌다고도 볼 수 있다.
진행 중 ‘엘리트 선수와 생활체육 탁구인 모두 가르쳐보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라는 좋은 구독자 질문이 들어왔다. 깊게 생각하던 코치님 입에서 생체 탁구인에게 강조하는 2가지 중 하나는 ‘임팩트’ 또 하나는 ‘스텝, 풋워크’라는 말이 돌아왔다. 아마추어 중에서도 선출만큼이나 볼의 힘이 세고 손 기술이 좋아 임팩트를 잘하는 분들은 더러 있으나 풋워크, 스텝은 아마추어가 가장 부족한 점이라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스텝이 좋으면 몸이 늦어도 커버가 되는데 그 스텝을 가장 못 따라온다는 것, 구장에서 3시간 탁구는 쳐도 풋워크 5분을 하면 다 나가떨어진다는 것에 코치들 모두가 공감했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 훈련을 통해 몸으로 체득한 기본 풋워크는 아마추어들이 가장 가지기 힘든 요소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서 문득 머릿속에 번개가 스쳐갔다. 하얀 도화지에서 시작하는 나는 그 스텝, 풋워크를 시작과 함께 병행하며 탁구를 친다면 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복싱으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했던 ‘더 파이팅’이라는 유명한 일본 만화가 있다. 복싱이라곤 하나도 몰랐던 주인공 일보가 입문부터 챔피언이 되기까지를 그리는 성장 드라마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체육관에서 달고 사는 게 바로 줄넘기다. 상대방과의 거리를 가늠해 주먹을 날려 승부를 가르는 복싱 역시 결국 다리가 우선되어야 하는 운동인 것. 탁구에선 빠르거나 늦거나 넘어오는 공을 제대로 넘기려면 공이 내 품에, 내 스윙 반경에 있어야 한다. 공을 제대로 맞혀야 네트를 넘길 수 있는데, 그 작은 공이 내 품으로 알아서 찾아올 리가 없으니 사방팔방 부지런히 공을 마중 나가며 위치를 옮겨야 한다. 어디 탁구에서만 해당될까? 테니스, 배드민턴 등 스텝은 모든 운동의 기초에 해당되지 않을까.
레슨 때 제자리에서 포핸드와 백핸드에 조금씩 적응하고 풋워크로 이동하며 공을 치기 시작할 때부터 ‘탁구…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어렴풋한 감정을 느꼈는데,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미뤄둔 생각들을 정리해 보다 보니 결국 풋워크까지 가미해 공을 치는 게 버겁게 다가온 것 같다.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에서 공을 보고 보내야 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버겁고 힘드니까 그만하는 게 아니라 이 또한 연습으로 적응해야 함은 당연하다.
몸이 무거울 때 한발 더 딛는 게, 멀리 나가고 있는 공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는 게 스포츠의 묘미라는 것을 알기에. 스텝, 풋워크의 강조 방안을 줄넘기로 정하고서는 바로 줄넘기를 찾아 구매했다. 생각나면 바로 실행해야 또 직성이 풀리니까. 되든 안 되든 시도를 해야 얻는 게 있으니까. 그래야 또 발전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