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리그전에 나서다 (1)

by 분더카머

cover 하리모토 미와(일본)

2008년생

세계 랭킹 6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4년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은메달

24년 부산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 은메달

24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 여자 단체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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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31구


우리 구장에선 월, 금요일과 공휴일에 자체 리그전이 열린다. 다닌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금요 리그전이 있는지 모른 채 운동을 하러 갔다 구경만 하고 온 날이 있었다. 한참 사람들과 랠리에 빠져있을 때라 꽉 찬 테이블을 보면서 연습을 하고 싶어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난다. 열중해서 게임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서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 싶었다.


소정의 상금과 탁구 용품 등을 상품으로 내걸고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기에 리그전은 아주 좋은 장이다. 고수들을 찾아 가까운 지역 리그전만 돌아다니며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개중에는 상금만을 노리는 탁구인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마다 목적이 달라도, 테이블 앞에서 땀 흘리며 열정을 발산하는 것은 모두 같고 탁구를 치려는, 실력을 올리려는 그들의 의지는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리그전이 활성화되어 있으면 구장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되는 편인가 보다. 고령의 회원들이 모인 구장을 다니다 옮긴 회원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구장은 연령대가 젊으면서 실력자들이 많은 편으로 통하는 것 같았다. 그런 말이 어떻게 전해지는지 모르겠으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회원들도 더러 있었다. 꼭 리그전이 아니라 평소 연습할 수 있는 실력자들이 있으면 구장 평균 실력도 덩달아 향상되는 것 같기도 했다.


부관장의 추천으로 처음 월요 오전 리그를 신청했다. 게임보다 연습을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은연중 리그전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배운 지 2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 객관적으로 내 실력을 판가름하고 싶은 마음도 이면엔 미천한 실력을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숨길 수 없는 것을 숨기려 하며 애써 게임을 피하기도 했다. 헌데 탁구는 게임에서 점수로 승부를 가르는 운동이 아니던가. 이기고 지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스스로 반문한다. 작은 승부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더 이상 게임을 피하지 말고 내 실력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피할 수 없으니 어쩌랴 즐길 수밖에. 고수들이 즐비한 우물 밖으로 내 몸을 과감히 던져본다.


오전 리그의 시작은 11시. 당당하게 회사에 반차를 던져놓고 부랴부랴 달려갔으나 조금 늦게 도착했고 이미 리그전은 시작하고 있었다. 조편성과 순번을 확인하려는 찰나 바로 옆에서 여성 회원분이 나를 부른다. 늦게 와 건너뛴 게임을 바로 하자고 하여 첫 게임이 진행되었다. 몸도 풀지 못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바로 라켓을 들었다. 예선전은 3세트 게임인데 그 3세트 동안 어떤 플레이를 하고, 어떻게 점수를 냈는지 기억나지 않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집중하지 못한 채 공을 뻔하게 쳐다보다 라켓을 대기만 했고, 뜬 공이라 생각해 때리면 네트에 걸렸다. 제대로 된 동작도, 스윙도, 스텝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첫 게임이 끝났다. 상대의 표정을 살펴보니 나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공을 나눴으니 “잘 쳤습니다”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