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 들어!

(고객님, 코치 말 들으세요...)

by 오 코치
엄마 말 들어!
(고객님, 코치 말 들으세요...)



영어뭐1.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머랭 같은 거품을 조금 더 얹어서 ‘영어’가 난리다. 이 집, 저 집, 얘, 쟤, 이분, 저분. 참 난리다.


인 차장은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영어권 문화에서 교육을 받았다. 지금은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모국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에서 일을 한다. 한 개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국가에서 생활한 경험은 이로운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안다. 겪어봤으니 아는 것이다.


“코치님, 들어보세요. 저번에 말씀드렸던 큰애요. 영어권에 있는 학교 진학을 위해 외국어 학교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유럽으로 안 가겠다는 거예요. 이유가 더 기가 막혀요. 영어가 싫대요. 영어가 싫든 좋든, 여하튼 유럽에서 대학을 나오면 어느 나라에 살든 좋은 회사 들어가고 기회도 더 많다고 그렇게 얘기해 왔는데, 입학 신청도 안 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지금 며칠째 싸우고 있어요. 원서 제출해야 하는데 정말 속이 상해서…”


(아이고, 어머니. 우야꼬…)


“워워. 물 한잔 드세요. 잠시만 호흡을 좀 진정시키시죠!”


본인이 언성을 높였다는 걸 인지했는지, 차분히 요청대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인 차장님, 제가 조언을 드리면 그대로 하실래요?”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설마 그럴 리가… 안 믿어요, 어머님아.)


“제가 뭐라고 할 줄 알고 그대로 하신다고 하시는 거예요?”


“코치님 조언은 믿으니까요.”


(후훗, 그렇지. 제가 좀 믿을 만한 코치긴 하죠.)


“오, 믿어주신다니 고맙습니다! 좋아요. 그럼 우리 큰아이는 인 차장님의 말을 왜 안 듣는 걸까요? 엄마 말인데요. 이유를 아세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중화권으로 가겠대요. 본인은 중국어에 더 관심이 있다고요. 그리고 대륙에 가서 일해보고 싶다고 하면서 뭐라고 더 얘기했는데, 잘 기억은 안 나요.”


“오! 본인이 관심 있는 게 무엇인지 또렷하게 알고 있네요. 영어가 싫다 하는 거 보니까, 싫어하는 게 뭔지도 잘 알고요. 큰애가 중국어는 조금 할 줄 아나요?”


“잘은 모르지만 영어보다는 잘하는 것 같아요. 중국어 쓰는 친구들도 있고요.”


“아하, 그렇구나. 그럼 영어권 나라의 학교로 진학하고 살기를 원하는 건 누가 원하는 거예요?”


“그냥 저랑 남편이 자연스럽게요. 저도 그쪽에서 살았고, 남편도 그랬고요. 그리고 취직할 때도 영어를 할 줄 알면 기회가 더 많은 건 사실이잖아요. 제가 경험해 봐서 알아요. 코치님도 그 부분은 잘 아시잖아요.”


(아니 아니, 나를 끌어당기지는 마시고. 물귀신 노노입니다, 어머니!)


“인 차장님이 저를 알게 된 게 석 달이 채 안 됐는데요. 믿으니 조언해 달라고 하셨잖아요. 우리 큰아이는 엄마를 믿나요? 평생 알아온 사이인데요. 뭐 크게 잘못한 거 있으세요?”


(화끈하게 낭떠러지로 밀어볼 속셈이다. 설마 뭐 이상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으니까… 마, 마, 맞죠?)


“저희 사이좋아요. 사춘기를 지나면서 살짝 거리가 있긴 했어도 친해요.”


“그러니까요. 그런 엄마가 해주는 진로 조언인데, 왜 우리 큰아이가 그리도 저항하는 걸까요?”


(진실의 문아, 열렬랏!)


“그러게요. 왜 저리 펄쩍 뛰면서 난리를 치는 건지… 사실은…”


(다 왔습니다, 고객님. 말하셔랑!)


“모르겠네요. 이유를.”


(그. 렇. 지!!! 모르는 게 정답이죠, 어머니!)


“모르시는구나. 모를 수 있죠.”


인 차장은 정말 이유를 몰랐다. 이유를 알고 있는 줄 착각, 예상, 당연시했던 것이다.

다음 세션에 묻지도 않았는데, 아이와 타협을 했다고 했다.


아이가 영어가 어려워서 가기 싫다고 했다고 한다.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 가서 혼자 사는 게 무섭다고 했다. 그때 인 차장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또한 말도 안 통하는 낯선 나라에서 꽤나 힘든 학창 시절을 지냈던 것이 생각났다. 부모님의 보살핌이 있었음에도 힘들었는데,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의 입장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 미래의 기회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무섭고 불편한 곳으로 밀어붙인 본인이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를 위한 부모의 사랑은 크고 위대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아이는 엄마의 생각을 이해했고, 엄마는 아이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타협했냐고? 일단 아이가 가고 싶은 나라와 언어를 먼저 시도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맷집으로 영어와 영어권의 나라까지 도전하겠다고.


*** 정말 부탁해요, 여러분.
소통의 간극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서로 안 통한 거예요.
그럼 물어봐야죠. 본인 생각만 말하는 거 말고요. 제발 물어봅시다.
간극을 줄이면 복이 와요!


*** 코칭받으면 자다가도 떡 생겨요. ^..^


훌륭하다!
참 잘하셨어요, 어머니!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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