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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는요.

준비하느라 좀 바쁩니다.

by 오 코치

코치는요.

준비하느라 좀 바쁩니다.


대부분의 경우 ‘코칭’ 고객의 어세스먼트(assessment)는 세션 시작 전에 코치에게 전달됩니다. 어세스먼트의 디테일(농도)은 조직마다 매우 상이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내용이니 빠짐없이 읽습니다. 다만, 선입관이 생기고 미리 무언가 예단했다는 착오를 실감한 후부터는 관점을 달리해서 검토합니다.


제공된 자료와 고객, 그리고 해당 조직에서 설명하는 내용 사이에는 간극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기입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노출되는 내용이니 어쩔 수 없이 표면적으로만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것을 차치하고, 한 가지 눈여겨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성장과 개선에 대한 준비된 마음과 의지치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준비성’과 ‘의지치’가 높고 낮음이 어느 지점에 표기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높으니 맞고, 낮으면 틀리다를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준비되어야 하는 마음이 낮다면, 심드렁한 이유를 다른 항목에서 찾아봅니다.
준비되어야 하는 마음이 높다면, 어디를 향해 가고 싶은지 그 갈증을 다른 항목에서 찾아봅니다.
준비되어야 하는 마음이 중간쯤에 있다면, 젊은 면적의 계단과 같은 정체기를 오르고 있는지 다른 항목에서 찾아봅니다.


의지치가 낮다면, 지친 이유를 다른 항목에서 찾아봅니다.
의지치가 높다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항목에서 찾아봅니다.
의지치가 중간쯤에 있다면, 가고 싶은 방향이 있는지 다른 항목에서 찾아봅니다.


코치는 고객을 만나기 전부터 바쁩니다.


손님이 내 집을 찾아올 때 준비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현관을 정리하고, 집 안팎을 청소합니다. 손님의 동선이 닿을 곳들은 특히 신경 써서 청결하게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좋은 향기가 풍기도록 합니다. 햇살이 잘 들어오게 하고, 시선이 머물 만한 곳에는 꽃이라도 한 다발 장식합니다.


그렇게 첫 세션을 시작합니다.


***


그래서.
준비한 대로 정확도가 어떠하냐…


절대적으로 “다 맞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연장통에 다양한 도구를 마련해 놓았으니, 그 도구들을 능수능란하게 잘 쓰는 것은 코치의 몫이고 고객과 함께 연마해갈뿐입니다. 함께 쓸모 있는 것을 만듭니다.


***


개선이나 실행의 속도가 기대만큼 보이지 않는 고객이 있습니다.
(오늘 한 방 먹었지 말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혼자서 사부작거리며 해오고 있었고, 심지어 측근들에게 본인의 연장을 소개하기까지 했습니다.


‘예단하지 말라’고 했는데, 혼자 결론 내린 내가 모자랐습니다.
그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대로 잘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속 깊은 어젠다를 가져왔습니다.


미리 그에게 물어볼걸…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다다르는 지점에 도달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빼거나 더할 것이 무엇인지…


여러분은 어떤가요?
어딜 가나요?
더 빠르게 가고 싶나요?
아니면 조금 천천히?
무엇을 얻고, 무엇을 털어야 하나요?


***

저는 오늘 천천히 걷습니다.
좀 둘러보며 가야 한다는 것을 고객을 통해 알아챘습니다.


저도 혼자 못합니다.
비추어 보며 하고 있습니다…


우리 거울 사러 갈까요?


***


(나중에 디자인해서 나올 상품 하나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영차.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사람과 문제 사이, “낀 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 속에서

“생각 리터치”로 조금 다른 각도로 사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울고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프로 코치로서, 생각의 결을 다듬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더 많은 “낀 자”에게 닿기를 소원합니다.


생각이 잠시 머무는 곳,

오코치 드림


#생각의_잔상 #오늘의_사유 #감정의_기술 #직장인_리셋 #공감_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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