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걸려 있는 건가요?
직업을 바꾸는 것도 직장을 바꾸는 것도 아닌데,
어디에 걸려 있는 건가요?
그냥 해요;
뒤에는 많은 수고스러움이 있다.
게으른 몸을 물리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과정이나 결과물에 대한 부담감을 견뎌야 한다.
타인의 시선도 의식된다.
피해를 주거나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 생길까 봐 부담도 된다.
상대를 배려하느라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다.
아무런 변화나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뭐가 크게 변화되거나 얻는 것도 아닌데 그냥 하지 말아야지라는 유혹이 든다.
이러한 것들을 겪으며, 습관처럼 몸에 베이는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기계적으로 하게 되고, 그냥 해나가는 시점에 다다른다.
무심코, 그냥 해요…는 그 무게가 대단한 것이다.
여기서 잠시 멈추고,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그냥’ 하기 위한 ‘그냥’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운동 루틴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는 목적이 아닌 것과 같다.
(물론 루틴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각자 다를 것이다.
멋진 근육을 만들기 위해, 옷태를 멋지게 하기 위해, 일을 지치지 않고 하기 위한 체력을 만들기 위해,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이 좋아서, 운동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등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뚜렷할수록 스스로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
동기부여, 움직이는 원인을 붙여준다.
다양한 업무를 또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데 못 하고 있다며 한껏 볼멘소리를 한다.
몇 년째 같은 업무를 하고 있고, 상사도 유사하게 십여 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발령이나 업무 지시를 안 해주는 상사와 인사팀이 이유라고 한다.
“월급 잘 받고 계시고, 크게 어려움 없으신 것 같은데요. 무엇이 만족스럽지 않으신 건가요?”
계속 이어지는 상사와 인사팀에 대한 불평은 충분했다.
“당장 이직을 할 건 아니지만, 계속 여기에서 일한다 해도, 몇 년째 같은 일을 하는 게 맞나 싶어요.”
“본인 생각은요?”
“성장을 위해서나, 혹시 이직을 하더라도 경험이 더 많아야 할 것 같아요.”
“같은 일을 하면 성장을 하고, 이직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본인 질문에 본인이 답하셨어요. 저도 동의합니다. 같은 일을 계속하면 무언가는 배우겠지만, 성장의 속도나 경험치가 풍부해지는 폭이 클 것 같지는 않아요. 답은 하셨고,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업무 배치를 안 해주는데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뭘 해보고 싶으신데요?”
“재무팀 숫자도 조금 더 이해하고 싶고요, 어카운트별로 특이점을 이해해 보고 싶어요. 그러면 전문성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생산 공정과 SCM도요.”
“좋은데요. 원하는 것을 특정적으로 알고 계신 게 훌륭합니다. 그렇다면 상사와 인사팀은 일단 옆에 두고요,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오롯이 본인 입장에서만 생각해서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통쾌, 경쾌와는 사뭇 거리감이 있는 세션을 마쳤다.
(갈길이 멀다. 오늘의 목적지는…)
냉수 한 사발이 필요하다!
***
본인의 갈증은 본인만이 해소할 수 있다.
상사와 회사가 적극적으로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계속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갈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강요할 수 없다.
코치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함께 찾고, 좋은 방법들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질문과 답을 통해 동행한다.
고객의 지도를 펼쳐놓고, 지도를 잘 읽고 있는지 함께 공부해 주는 것이다.
그러니,
성장하고 싶다면 상사나 회사가 알아봐 주기를 기다리면 된다?
안 된다!
오만가지 이유를 밤새도록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들어주지 않는다.
고객과 코치가 얻어가는 게 많지 않아서다.
이유는 안에서 찾자.
꼼꼼히 뒤져서 찾자.
두렵거나, 초조하거나, 용기가 부족하거나 이런 류의 몬스터가 있다면,
쪼끄마한 괴물인데 큰 괴물이라고 착각하고 있는지 보자.
남이 안 해준다.
본인이 직접 괴물도 보고, 네 잎 클로버도 보고, 보물찾기 하듯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
제가 깃발 들고, 동행해 드린다니까요.
***
자꾸 오만가지 핑계만 자꾸 얘기하면…
흠…
정말 큰 몬스터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얘기해 주려 했는데, 안 알려줄 거예요.
혼자 놀래던지 말던지요.
엄살 그만하시고,
여정을 떠나봐요!
갑. 시. 다!
고고!
사람과 문제 사이, “낀 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 속에서
“생각 리터치”로 조금 다른 각도로 사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울고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프로 코치로서, 생각의 결을 다듬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더 많은 “낀 자”에게 닿기를 소원합니다.
생각이 잠시 머무는 곳,
오코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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