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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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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영 Nov 09. 2021

이 주식 사요, 마요? 일단 ‘봐요’


 요즈음은 경제학을 전공한다고 선뜻 말하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항상 뒤따라 오는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주식 잘 알겠네?”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경제학은 나에게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진 못했다. 그러나 여기 부자 되는 법을 알려줄 수 있는, 주식 좀 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선을 넘는 녀석들: 마스터 X <역사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편이다. 당장 유튜브만 켜도 주식 관련 영상과 조언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굳이 ‘역사’까지 알아가며 주식을 배워야 할까? 동학 개미라면 이 프로그램을 꼭 봐야 할, 아니 꼭 보게 될 이유를 알아보자.     


한 달, 1아니, 40년짜리 차트

 주식 좀 한다는 사람 치고 차트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차트는 그 기업이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그렇기에 지금 어떠한 흐름에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러나 기업의 흐름, 기업의 상승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제의 흐름이다. 경제가 전체적으로 호황기에 있는지, 불황기에 있는지는 각 기업의 성과를 결정짓기도 하고 또 큰 흐름 속에서 기업이 어떠한 성과를 보이는지 역시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 전체의 차트를 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한다. 경제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다.               


 이것이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한국경제의 역사를 추적해가는 이유이다. 한국에서 코스피가 처음 시작된 1983년부터, 코스피 그래프를 통해 한국경제를 쉽게 추적한다. 3저 호황으로 누렸던 유례없는 호황기에서 시작해 주가 붐을 넘어, 깡통계좌의 문제가 나타나 금융 실명제를 시행하게 되고, IMF를 겪은 후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코스피 지수의 등락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러한 지수의 흐름을 통해 호황과 불황의 신호를 읽어내고, 경기의 수축과 침체에서 다시 회복되는 사이클의 실례를 보여준다. 또한, 이것이 경제에 파급되는 구체적 사례를 역사 속에서 찾으며, 그 효과를 알아본다. 경제가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뒤바꾸는 경제 마스터 김동환 박사님의 명료하고 재미있는 설명이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주린이?! 오히려 좋아!

 흔히들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표현할 때 ‘주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하는데, 이 프로그램이 경제, 주식에 대해 다루고 있으므로 주린이들은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를 상쇄하는 것이 바로 MC들의 역할이다. 다른 패널들과 달리 전현무는 주식을 전혀 모르고, 관심조차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주식 이야기가 나올 때는 어김없이 김동환 박사님께 기승 전 “사요. 마요?”를 시전 하며 전형적 주린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전현무의 반응에 이입하며 방송을 보게 되고, 특히나 주식과 관련된 어려운 내용이나 단어가 나올 때 전현무가 던지는 질문을 통해서 궁금증을 채우기도 한다. 김동환 박사님 역시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패널을 배려하여, 흥미 유발 수준의 간단한 내용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세한 설명이 동반될 때에는 최대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간혹 박사님께서 설명을 놓친 부분에서는 패널들이 추가적 설명을 요구하며 공백을 채워나간다. 주린이 역시도 이 프로그램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주식은요?

 사실 아무리 역사 설명이니 뭐니 해도, 그래서 중요한 것은 ‘사요. 마요’ 즉 주식 기술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도, 정말 기초적 원리로부터 시작해 주식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에 대한 소개를 빠뜨리지 않는다. 

 특히나 “코스피는 뭐예요?”와 같은 전현무 패널의 조금은 단순하고 가벼운 질문에서도, 주가지수라는 것의 개념에서 시작해 그 상승은 국가의 경제 호황을, 하락은 불황을 나타낸다는 간단하고도 중요한 주식 시장의 기본원리에 대한 설명으로 확장된다. IMF 위기에 대한 설명에서는, 투자하지 않은 자산의 가치는 보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에서 시작해 가치가 있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는 투자의 본질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이론적 설명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실전의 차원으로도 확대해 나가는데, 패널을 상대로 가성의 상황을 설정한 후 투자를 하도록 해 최종 결과를 알려준다. 자칭 주식에 관심 좀 있다는 김종민 패널의 파산과 주린이 전현무 패널의 놀라운 수익률을 관찰하는 소소한 재미 역시 빠뜨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쉬웠던 측면은, 주식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원론적 이야기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금전적 부분은 워낙 예민한 부분이고 주식과 관련하여서는 전문가마다 견해차가 크게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에, 더욱이 한국경제라는 거시적 주제와 맞물려, 주식을 잘 모르는 대다수 시청자를 상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일부 주식 고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을 듯하다. 굉장히 재밌게 봤던 회차여서 그런지, <선을 넘는 녀석들: 마스터 X> 주식 심화 편이 한 번 더 나온다면 어떨까, 하는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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