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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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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영 Jul 02. 2021

라디오 스타 MC들이 회식을 하지 않는 이유


 <나혼자산다>의 무지개 모임과 여은파,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환불 원정대, 그리고 최근의 MSG까지. 한국 예능은 지금 ‘세계관’ 만들기에 한창이다. 프로그램 내부에서 형성된 세계관은 프로그램 밖으로도 확장되며, 출연자들 간의 친목이나 현실에서의 세계관의 재현은 프로그램의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 그룹 ‘Mad Monster’에 전 국민이 열광 중인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우리 오빠들 아이돌 맞습니다. 반박은 안 받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조금 다르게, 한결같은 “마이웨이콘셉트로 매력을 발산 중인 프로가 하나 있다. 바로 <라디오 스타>이다. <라디오 스타>  세계관 확장에 관심이 없을까.      



우린 회식 잘 안 해         

 라디오 스타의 전(前) MC들이 출연했던 700회 특집에서,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라디오 스타는 회식을 잘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보이는 장면이 방영됐다. 곧이어 윤종신과 김구라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적으로 이야기도 잘 나누지 않는다며 별 이상할 것 없다는 식의 반응을 내비친다. ‘마이웨이’ 라스 MC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프로들과 달리, 라디오 스타는 매주 다른 패널이 출연하는 ‘토크쇼이다. 물론, <놀면 뭐하니?>에도 다양한 게스트가 출연하지만,  번의 프로젝트가 고정되면 출연자도 단기적으로 고정되고, 이것이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지면  기간이 더욱 길어지기도 한다.


 반면, <라디오 스타>에서는 매주 다른 게스트가 많게는 다섯 명까지도 출연한다. 그만큼 고정 MC들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게스트의 토크를 이끌어나가는 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특성상, 고정 MC간의 과도한 친목이나 세계관의 형성은 패널의 토크에 독이   있다. 이는, 최근 < 혼자 산다>  관련하여 많은 시청자가 아쉬움을 표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게스트가 나오거나 일상 영상을   기존 MC 오가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집중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번   정도의 게스트가 출연하는 <나혼자산다>에서 MC간의 활발한 친목은 오디오의 공백을 채우거나 프로그램의 단조로움을 깨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반면, 라디오 스타와 같은 토크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패널의 이야기를 방해하고 프로그램에 산만함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친목을 선호하지 않는 MC들의 특징도 반영된 것이겠지만, 라디오 스타에서 굳이 이러한 세계관 만들기에 열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여기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케미

 그러나 세계관의 부재, 친목의 부재가 MC들 간 케미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어떤 프로들에 비해 MC의 케미가 빛나는 프로라고 봐도 무방할 거 같다. 마이웨이의 특성은 MC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역할을 하며, 그들 간의 틱틱거리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특히나 MC  민감한 질문이나 독설을 담당하는 포지션에 있는 김구라의 발언으로 게스트가 당황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 안영미가 김구라에게 핀잔을 주거나 역으로 공격을 한다. 이는 자칫 싸해지고 불편하게 비추어질  있는 그의 질문을 순화시켜준다. 불편함의 감정에 민감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 라디오 스타 특유의 까칠함은 자칫 불쾌하게 비추어질  있으나, 이러한  MC 케미가 완충작용을 하는 것이다. 굳건히 메인 MC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국진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프로그램의 무게를 조절하며, 수줍게 곤란한 질문을 던지는 미워할  없는 악역을 맡기도 한다. 8 만에 고정 MC 복귀한 유세윤은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공백을 채우며 느슨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끔 한다.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은  MC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환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개인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는  보이지만,  어떤 팀보다도 멋진 팀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드라마도 예능도, 과몰입이 추세인 요즘이다. 그렇기에 과몰입을 즐기지 않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TV 프로그램의 방대한 세계관 확장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드라마와 달리, 내용 간 연속성이 없고 언제든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이 가능한 예능에서의 과도한 세계관은, 예능 고유의 장점을 퇴색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라디오 스타의 ‘마이웨이’ 뚝심은 일면 고맙기까지 하다. B급 정서와 각자도생,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꿋꿋이 걸으며 매니아층을 키워가는 라디오 스타를 응원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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