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Jan 04. 2024

인수인계 에피소드 1

이거 너무 과한거 아니요.

새해 첫 출근 첫 팀회의에서 나는 신규 테크스에서 빠지고 기존 테스크 마무리하면서 인수인계 준비를 하라고 지시받았다. 뭐 여기까지는 당연한 처사이다. 내가 2월 말에 그만두니까 시간은 이번 1월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나에게 신규 테스크인 표준화작업을 마무리 하고 가라는 지시가 따라왔다. 인수인계야 한달안에 가능하지만 표준화 작업은 호흡이 긴 작업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예상하건데 3-4개월은 족히 걸리는 일인데 이걸 한달만에 작업하고 나가라고? 어휴... 저는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면담때 일이 하기 싫냐고 물으셨었죠. 일은 늘 하기싫죠. 해야하니까 하는거지. 근데 무슨 사람을 열정없는 사람으로 만들더니 너는 잘못한거 없는거 같냐는 질문까지 하셨는데... 보세요... 선생님들께서는 저에게 마지막까지 너무하고 계시는데요. 


물론 하고있는 일에 대해서는 남아계시는 분들이 시간이 없으니까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서 인수인계 하겠습니다만 새로운 업무에서 빠지라고 해놓고 새로운 업무를 주시는거는 부당하다고 생각되는데 팀장은 그냥 그 말만하고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하.....진짜 끝까지 사람을 쥐어짜는구나......... 인계자는 다 외근이 잦아 없고 그럼 자료를 만들어 인계해야하는데 내가 하던일을 모두 문서화 하기에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하는대까지 해보고 안되는거야 뭐..... 조직은 어떻게든 굴러가고 나하나 빠진다고 안굴러가는 조직이었으면 그게 구멍가게지 조직인가 싶기도 하고... 일단 대충 얼개만 잡아두고 모르는거 있으면 추가해주는 식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솔직히 퇴사일이 정해지고 연차소진까지 생각하면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에 좀 나이브해진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끝까지 긴장을 하고있을까. 하지만 인수인계는 해야하는 일이고 꼼꼼히 해야 나중의 내가 귀찮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때문에 자료는 꼼꼼히 제작할 예정이다. 그런데 글만보고 일을 할 수 있는 거였으면 인수인계가 아닌 사람을 새로 뽑아야되는게 아닌지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팀은 정말 모든 이가 1.5인분 이상의 일을 하고있다고 생각하는데 차장이상 급이 일을 나눠갖지 않으면 그 아래는 그냥 내가 하던 일 나눠 갖는거라 업무의 하중이 커지기만 할 뿐이기때문에 라도 사람을 빨리 뽑아야 하는데 윗 분들은 그냥 사람 없으면 없는대로 굴러가겠지 라고 생각하는게 눈에 보여 꼴보기가 싫다. 


이정도 마음 떠났으면 그냥 지금부터 휴직하게 해주십시오. 여가생활로 읽어야 할 책들이 집에 쌓여만 갑니다. 제 취미를 도서 구매가 아닌 독서로 바꾸게 해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건실한 척 하는 게으른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