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길을 잃다
오랜만에 글을 한참 썼는데. 하드디스크에서 저장된 사진들을 찾다가 장문의 글이 다 날아갔다. 내 노트북이 메모리 부족으로 지쳐있기 때문이다. 내 메모리들은 이곳에 풀어놓아 나는 좀 더 가벼워져야지.
그래서 다들 '추억팔이'를 하나보다.
전에 언급한 철새 레지던시를 통해 머무른 글로가우어 베를린에서의 오픈 스튜디오 사진이다.
2015년 7월, 3개월간의 레지던시 생활을 마치고 이사도 했고, 또 다른 그룹전도 했다.
설치 장면 / ballery Berlin
전시를 하면서 좋은 인연도 만났고, 잡지 인터뷰도 할 수 있었고,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도 하고, 좋은 취지로 시작한 프로그램에 작게나마 도움도 줄 수 있었다.
오늘 아침 구글에 '네덜란드 아티스트 비자'라고 검색하니 내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그래서 올려본다.
http://www.theart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6
여기 유럽에서, 여전히 비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외국인' 아티스트이지만, 그래서 괜스레 초라해지는 시간도 많았지만. 나를 토닥이며 계속 걷는다.
이 전시 이후로 다른 그룹전에서 비디오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했고 소니센터에서 열렸던 아트페어에도 참여했다. 모두 오픈콜에 문을 두드렸던 결과였다. 이후에 뭔가 큰일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아트페어에 방문했던 갤러리 디렉터의 도움으로 독일의 통일을 주제로 한 그룹전에 참여했고, 같은 갤러리에서 올해 3월, 개인전을 갖게 되었다. 베를린에서의 개인전 이후에도 내 삶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전시를 할 때마다 내 작업에서 부족한 점과 뚜렷한 방향성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항상 다음 단계를 계획하고 실천할 힘을 준다는 것.
언제가 내가 적어둔 메모를 다시금 읽어본다.
난 유명해져 본 적이 없어서 '몰락'의 기분을 모를 거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의 초라한 바운더리 안에서 수없이 추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삶이라니. 2015년.베를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