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왔던 곳을 다시 오는 게 이래서 좋다
리턴비행기 때문에 다시 왔다. 이미 5일이나 있었으니 하룻밤만 묵을까 하다가 그건 프라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2박을 하기로 했다.
처음 왔을 때 본 곳 들을 다시 둘러본다. 지도로 여행해서 길을 많이 헤매인 덕에 골목골목이 기억이 난다.
처음 왔을 때에는 하루만 봐도 질릴 듯한 그저그런 유럽식 건물들이었는데, 다시보니 옛 건물에서 배어나오는 어떤 삶 같은게 느껴진다. 이른 아침 햇살을 받는 모습은 확실히 관광객으로 꽉찬 한낮과는 다르다.
한달을 유랑하고 다시 찾은 이 곳. 처음 왔을 때 난 한발자국도 떼기 싫을 만큼 모든 것에 무료해 있었다. 다행인지 지금은 걸어도 걸어도 아쉬울만큼, 다 봤던 풍경인데도 더 보고 싶을 만큼 생기가 스며들었다.
여행한 도시들의 각양각색의 풍경도 좋았지만, 길을 잃고, 호스텔을 전전하고, 외로움에 치를 떨다 간신히 대화를 나눌 친구를 만드는 과정들이 그 생기의 원천이었으리라. 그래서인지 이 도시 프라하가 더욱 예쁘다.
역시 왔던 도시를 다시 오는 건,
달라진 나를 알아 보기에, 동시에 그 도시를 제대로 보기에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