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않으면 안에서 이글거리는 불안과 멜랑꼴리한 감정, 그리고 세상에 대한 불만이 가득히 찬다.
무슨 메커니즘인지 모르겠는데, 거의 안다고 생각한 나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자아가 강한 나는 너무 강하다 못해 루틴한 일로 하루를 채우는 것도 허용하지 못한다. 단 하루도 의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 아니 신념. 이건 거의 나에게 종교와 같다. 그 허무주의를 인정하고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식의 안위를 하자니 그건 더 안될 일이다. 미안, 닥터. 난 너의 충고를 따르지 못할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