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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KyuHyang Lim Nov 02. 2018

팝아티스트 마르코 산타니엘로와의 미술이야기.

 디지털회화 , 행복의 삶에 관한 즐거운 수다




가을이 무르익은 11월의 어느 날  개인전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마르코 산타니엘로를 만났다.

작년 가을 그가 전시했던 호텔페어에 함께 방문했던 날 이래로 딱 1년 만이다.

그는 디카페인이 아니면 커피를 마시지 않기에 내가 마실 아메리카노 한잔과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마르코는 나의 지인이나 작가 모두 통틀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 자체가 전 세계의 도시가 무대가 되고 그곳에서 마주치는 일련의 사건, 사람 , 풍경에 영감을 받아 작품이 탄생하니까 말이다. 스스로를 슈퍼스타로 칭하며 차기 스타 팝아티스트를 꿈꾸는 이 매력적인 이 청년은 즉흥적이며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지만 작가 특유의 예민하고 말끔한 감성이 있으며 자칫 자만해 보일 수 있는 선을 넘지 않고 자신을 멋지게 어필할 줄 아는 작가다. 소셜 미디어의 활용도 능숙하며 실제 소셜 활동에도 익숙해 자기 PR의 달인이다. 갤러리스트 가 환영하는 작가의 모습이며 미술에 관해서라면 하고픈 이야기가 끊이지가 않는 달변가이다. 새벽 1시던 아침이던 아랑곳 하지 않고 머릿속에 생각난 그대로 그때그때 갤러리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점은 최소한 내게는 날것 그대로의 아티스트적 면모로 다가온다 . 새벽같이 일어나서 12시 전에 잠드는 작가가 어디 있는가? 아이디어는 밤에에 쏟아져 나오는 법이다.  


마르코는 나에게 건네줄 캔버스가 들어있는 , 타이베이에서 날아온 기다란 튜브를 건네주기 위해 온종일 그걸 들고 다니면서도 성가실 법도 한데 아랑곳 않고 사진 소품으로까지 활용했다. 과연 팝 아티스트답다. 우리가 만난 장소는 롯데 미술관이었고 그곳에서는 앤디 워홀 세대의 팝 아티스트 캐니 샤프 전이 열리고 있었다.


(번역시 높임체를 사용하지않았습니다)


K - 갤러리스트 Kelly

M -작가 Marco Santaniello


K "롯데라는 거대한 자본과 팝아티스트 캐니 샤프가 만나니 좋은 퀄리티의 전시가 나오는군”


M “맞아 여기 전시 전시굿즈들도 엄청난데? 나도 3년 전 개인전 때 엽서가 완판 됐었지. 아 그나저나 내가 한국에 왔다고 그에게 연락하자 다시 돌아갔더라 타이밍이 안 맞았어”


K “아쉽네, 선배 팝아티스트와 차세대 팝 아티스트가 만났어야 하는데.

그나저나 난 이 새로운 미술관 마케팅도 맘에 들어. 뭔가 권위주위에서 벗어난 거 같이 딱 요즘 시대에 맞아떨어져. 멋진 것 찾아다니는 힙스터들을 끌어 모으고 있잖아. 여러분 이 핫한 전시에 오세요! 이곳에서 사진 찍어 SNS에 올리시고 인증하시면 다음 전시를 3천 원 할인해 드립니다. 재밌잖아?  ”


M “나도 한 10년 뒤면 이 정도 규모의 팝아트 전시를 열 수 있겠지? 그럴 거라 믿어”


K “ 그래도 예의상 한 20년으로 해두자"


M " 지금도 브라질, 타이베이 이미 두 개의 미술관이 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걸"


K " 네 슈퍼스타님! 오늘 만난 김에 속 시원하게 물어볼 게 있어

    한 작품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려?”


M " 보통 한 작품당 150 시간 정도?"


K" 뭐?  150시간? 그럼 한 7일 정도를 24시간 동안 작업에만 몰두해야 하나가 탄생하는 거네? 디지털 작업은 그 정도로 오래 걸리는 줄 몰랐어. 사실 전시 때마다 관람객들이 이거 찍어낸 거예요? 그냥 모양만 딴 건가요?라고 묻는 걸 대답하는것에 지쳤는데 앞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M " 이해해, 아직 디지털회화라는 것이 한국에서는 보편화되지 않았으니까. 한국의 관람객에게 오늘 내가 한 이야기를 전해줘."




K " 작품의 정교하고 화려한 색채 때문에 확실히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마구 내뿜어내는 것 같아. 색감적 영감은 어디서 받는지 궁금해.   


M " 이탈리아와 밀라노, 런던, 서울, 도쿄, NY, 베이징, 홍콩, 타이베이 전역에서 살았던 대부분의 유럽과 세계의 다른 지역을 여행하며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채를 발견하는 것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됐어. 사람들은 내가 팝 아트를 한다고 해서 강한 원색적 색채를 쓴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것들은 내가 실제로 풍경에서 본 현실의 순간의 색 그 자체이기 때문에 나를 사실주의작가(Realist)라고도 정의해 두고 싶어.


K " 너의 작품 속 색채는 분명 멋지지만 현실을 과장해 강하게 표현 었을 거라 생각했어. 그렇지만 결국 니 그 색은 네가 눈으로 본 그대로를 표현한 거네 붓대신 컴퓨터로"


M " 내 모든 작품의 도시 전경은 내가 찍은 사진이 베이스가 되는 것은 맞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벡터로 시작하고 두 번째 과정으로 포토샵을 사용하여 색상을 지정하지. 이 작업이 어떤 경우에 며칠이 걸리게 해"


K " 여전히 전통회화는 미술계의 핵심주축이고 디지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기는 힘든 것은 사실인 거 같아."


M "이 미술세계에서 디지털 아티스트는 그들이 정의하는 순수예술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디지털이라 함은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다는 느낌의 단어이니까. 하지만 내 경우에는 완전히 달라."




K " 60년대에 이미 워홀이 팩토리까지 만들어버린 마당에 ..

     그래서 너의 그 확고한 다른 점을 쉽게 설명해줄 수 있니?


M "내 작품은 디지털 화이지만 단 한 작품만이 있는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는 점이지.

물론 드물게 6개의 에디션이 있는 한정판의 시리즈도 있기는 해. 물론 보증인으로서 새긴 인증과 서명은 필수지

이 경우 디지털 아티스트가 페인터보다 평가절하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파괴한 거야."


K " 결국 대다수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물감과 캔버스를 쓰는 것과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 그 차이일 뿐이네. 방법 (Method) 만 다를 뿐. 너의 작품은 단순히 디지털적으로 대상을 관조한 것이 아니라  순간의 감정 , 그것들을 생생히 전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과 실험들이 결실을 맺어진 회화작품이라 할수 있겠네. "


M "물론이지"





K " 아트페어장에서 한참동안 너의 특정 작품 앞에 서서 자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어. 어떤 한 모녀가 두오모 성당 작품 앞에서 몇 분이나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서있더라. 말을 걸어보니 두오모 성당에 여행을 갔는데 그 순간이 너의 작품을 보고 되살아 나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고 했어.

이런 걸 보면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들었지. 난 그럴 때마다 신나서 칭찬을 늘어놓아. 이 작가가 말이죠 전 세계 여행을 하면서 순간순간의 감정과 전경을 표현하는 작가랍니다. 자유롭고 가감 없는 너의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모두 부러워하며 멋지다고들 말해.  사실 이곳 한국 사회에서는 그러기 힘든 요소가 많거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을 동경하지만 선뜻 실행할 수는 없는 거지.

세계여행을 하면서 전 세계를 누빌수 있는 너의 삶의 태도가 궁금하네  


M " 우리 사회는 개개인의 고유함을 파괴시키고 두려움을 심어주는 경향이 있어 겁먹은 사람을 통제하기가 쉽거든, 나는 스스로가 자신의 통치자가 되고 별이 되고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결정하게 두는 것이 아닌 인생의 주인공이 되라고 말하고 싶어. 선택의 여지는 스스로에게 달렸거든. 나는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낯선 사람에게 미소를 짓고 그들을 이야기를 듣는 것이 행복하거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를 원하는 대로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 모두 같은 새장에서 태어난 것처럼 말이야.  새장을 열고 날아보자 늦지 않았으니까 라고 말해두고 싶어.


K"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란 네가 그런 말을 하니 신기하다. 그런 것은 비단 한국의 문제인 줄로만 알았는데.  

너의 삶의 행복에 관한 태도는 나의 것과도 어느 정도 일치해. 나 또한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상황과 사람 , 미적 아름다움에 삶의 큰 에너지와 영감을 받거든."


M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것에 열려 있기에 내가 스스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할 수 있는 것 같아."


K-" 너의 팝아트를 바라보는 뷰어들이 멋진 삶의 태도에 관한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아갔으면 좋겠어. 오늘의 대화 이후 앞으로 더 멋들어지게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



작가와 갤러리스트



가로수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월 말의 서울의 밤이였다  . 도로에는 서로 레이스라도 하듯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려 대는 서울 스러운 광경에서 작품을 이고서 택시를 잡아야 하는 내가 가는 곳까지 작품을 가져다 주는 마르코 였다. 나는 어째 외국에서 온 손님에게 기다리게 하는 것이 불편해 혼자 가겠다고 해도 가어이 짐을 들어주겠다는 도시의 젠틀맨이다 . 괜한 노파심에 여기서 집으로 가는 방법은 아냐고 물었더니


“서울에서 이미 몇개월이나 살았는데 대체 무슨 걱정을 하는거야?”


그래 그는 도시여행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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