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향유의 궁극의 영역.
주기적으로 해외여행에 가며 열광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나 아티스트의 콘서트에 기꺼이 거금을 투자하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과거에 특정 부류나 계층만이 누릴 수 있었던 문화를 소비하는 층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그 저변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젊은 층은 자신의 취미생활 , 활동 , 소비를 SNS에 공유하면서 서로 정보를 얻으며 수집/덕질 문화는 점점 대중적인 소비활동 중 하나가 되었다. 미술작품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집품 중 최상의 가격과 가치를 자랑한다. 한정판 가방도 , 자동차도 결국 기성품이며 순수예술작품의 독창성과 가치에 비교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순수예술은 여러 수집 분야 중 궁극의 영역이다.
내가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 색감과 비주얼은 비교적 젊은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는 편인데 디렉터인 나의 취향이 반영된 이유이다. 지난 5년간 내게서 작품을 구매한 컬렉터들의 연령대는 30대 초반 40대 이하 가 가장 많았다. 여전히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주류는 50대 이상의 견고한 컬렉터층이지만 젊은 신진 컬렉터들은 좋아하는 브랜드의 특이한 디자인에 한 번쯤은 도전해 보듯이 자신이 공감하는 , 감정을 뒤흔드는, 또는 닮고 싶은 작품을 구매하는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빅뱅의 멤버 탑의 인스타 그램은 유명 작가 이우환과 와인을 마시는 사진이나 컬렉팅 한 작품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고 미술관 같은 집으로 소개되는 등 소문난 아트컬렉터이다. 세계적으로 10대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뷔가 최근에 미국 달라스의 갤러리에서 한 무명 화가의 작품을 구매한 이야기는 연일 실시간 뉴스 검색어에 올랐다.
어느 시점부터 전시회를 가고 예술적인 공간을 찾아다니며 예술가의 감성을 공감하고 사진을 남기는 인증샷 문화가 시작됐듯 미술관을 가는 것이 젊은이들의 트랜디한 행위로 여겨지게 되었고 이것은 순수미술과 유스 컬처의 새로운 관계 진전의 태동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섭렵하고 있는 젊은층에게 아트컬렉터가 되어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고 싶다. 가장 클래식한 수집 영역인 미술작품 컬렉팅을 통해 조금 더 지적이고 미학적 아름다움을 추구해 보자고 말이다. 처음부터 비싼 유명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자는 뜻이 아니다. 누구나 아트컬렉터가 될수 있다. 10만 원부터 시작하는 신진작가의 드로잉 작품으로 시작해도 좋다. 매년 어느 도시에서나 열리는 아트페어를 방문해보고 자신만의 미적 안목을 기르며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소장하는 이 멋지고 고급진 예술행위를 함께 하자는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 늙어가자고, 지금 구매한 작품은 20년 뒤에 어떤 가격으로 거래될 것인지, 작가는 어떤 대가로 성장해 있을 것인지 긴 세월의 여정을 함께하며 작가를 지지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향후 20년 내 미술시장을 이끌 미래의 주류 수요층이 된다.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브랜드의 기성품은 충분히 우리 옷장에 넘친다. 작가 또한 하나의 브랜드이며 그들의 단 하나뿐인 작품을 구매하여 SNS에 올려보고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수집한 작품을 자랑하기도 하며 미술작품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시작해 보자고.
러브 컨템퍼러리 아트
LUVcontemporaryart
임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