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갤러리 오픈 시간은 오후 한시

다소 터무니없는 이유로

 

퇴근 후 저녁 먹고 쉴 틈 없이 운동을 갔다가 10시쯤 집에 돌아오는데 보통 퇴근하고도 할 일을 한 아름 안고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새벽까지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잠들기 전까지 온갖 생각을 하다가 자는 터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다.

솔직히 새벽까지 일을 하기 때문에 라는 것은 핑계고.

나는 원래부터가 잠이 많았다. 학창 시절부터 등교할 때 좀처럼 깨지 않아 엄마가 얼굴에 물을 뿌리면 그때서야 일어났다. 지금도 누군가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잠이 많고 한번 잠들면 깨는 것이 고역이다. 혹자는 나이가 들수록 아침잠이 없어 빨리 깬다고도 하는데 삼십 대가 넘은 지금도 10시간을 자도 잠이 모자라다. 내 생체리듬은 잘못된 건가 싶기도 하다. 한 번은 집에서 공사를 해서 많은 사람들이 집안을 왔다 갔다 하고 각종 소음이 났는데도 나는 혼자서 딴 세상에 온 듯 잠에 빠져있을 정도였다. 가족들은 그런 나를 보고 어떻게 저렇게 잠을 잘 잘 수 있는지 부럽다고 한다. 잠 때문에 속상한 내 속도 모르고.

아 그래도 태생적으로 잠이 많아 좋은 점은 피부가 봐줄 만하다는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자야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잠을 조금만 못 자면 피부가 뒤집어지는 내 얼굴이 증명한다.

그런 내가 비즈니스를 하니 "잠"이라는 것은 내 최대의 약점이자 넘어야 할 산이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4시간만 자고 나머지는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늘 괴롭다.

오늘도 11시에 겨우 일어났다. 머리 감고 샤워하고 아침밥을 대충 챙겨 먹고 옷을 골라 입으면 옷방은 어느새 산더미처럼 ( 규 향산 이라고 칭한다 ) 쌓아놓고도 겨우 1시 출근에 성공했다. 그러고도 커피로 좀 수혈을 해야 그때서야 정신이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내 폰은 신기하게도 밤 11시가 지나면 활발하게 울린다. 작가들과 소통하기 가장 좋은 시간 , 내가 가장 빨리 문자에 답을 하는 시간. 예술가들은 아무래도 다들 올빼미이다. 어지러운 세상이 막을 내리고 고요와 정적만이 존재하는 시간 , 내 안의 새로운 것들이 발산될 최적의 시간이다.

어제도 갤러리까지 도보로 10분 거리의 1시 출근을

택시를 타고 출근한 내 인생이 레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