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낀 세대들의 도전과 기회


빈센트님께, 

  

얼마 전 한 중학교에 가서 직업 멘토링 봉사를 하면서 학교 선생님들을 뵈었습니다. 상담 선생님을 비롯한 교장선생님이 오셔서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이야기 하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참 달라진 세상이어요. 요즈음에는 수행 평가를 할 때도 학생들에게 물어보면서 해야 해요. 예전에는 1번 나와서 리코더 불어봐 하면 되었던 것들을 요즈음에는 리코더를 불어 주겠니? 하고 물어야 한답니다”  

선생님이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 들어와 70명의 아이들을 이름 대신 번호로 대신하고 졸고 있으면 분필이 날라와 깨우던 시대와는 정말 다르구나를 실감했습니다. 긴장이 되더 군요. 미리 중 2 아들에게 물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안을 보면서 중2 아들이 저에게 당부하는 말이 “ 아이들에게 같은 것을 세 번 묻지 마. 두 번까지 묻고 답이 없으면 그냥 인정해줘. 아이들을 참여 시키려면 사탕이나 초코 파이 같은 보상을 걸어.  수업은 부드러우면서 재미있거나 아니면 엄격하면서 카리스마 있거나 둘 중의 한 스타일이어야 해. 만약 아이들이 잔다면 그건 온건히 엄마의 몫이야.” 그리고 웃으며, “행운을 빌어. 엄마”  

점점 시대가 철저히 상대의 눈높이 맞추어 주어야 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아이들과 같이 일해야 하는 세대들은 밀레니얼 세대일텐데, 그들의 리더십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숙제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요즈음 애들은 인사성이 없어요. 같은 조직에 있다가 나가면 선배들에게 찾아와서 인사하고 종종 연락하고 그래야 하는데.. 영…”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저에게 이런 하소연을 했습니다. 

코칭 리더십에 관한 교육을 하다 보면 관리자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저희 때에는 당연히 상사 말이면 따르고 코칭 같은 거 없어도 열심히 일했어요. 저는 받지 못했는데 왜 저는 부하들에게 이렇게 어려운 방법으로 관리 해야 합니까?” 이런 하소연을 듣고서 제가 그냥 받아들여라. 요즘 세대는 다르다는 말로 이해시키기에는 교육 받으시는 분들의 입장을 너무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꾸지람을 달게 받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세대들에게 이젠 세상이 달라졌으니 당신도 변해라라는 말로는 위안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직의 몰입도 조사를 할 때도 중간 관리자의 몰입도가 낮은 경우를 많이 발견합니다. 생산성이 이슈인 조직에서는 점점 계층을 줄이고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의 실무를 동시에 하면서 팀원도 관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윗 분들은 요즈음 신세대를 이해한다고 인기 정책을 내놓거나 하지만 중간 관리자들에게는 너희들이 문제다 라면서 닥달만 하는 것 같다고도 합니다. 어렵게 들어와서도 얼마 견디지 못하고 금방 퇴사하는 요즈음 친구들에게 잔소리도 할 수 없는,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이는 낀 세대들에게 무슨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요? 


역시 낀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켈리 드림


Dear Kelly, 


켈리의 편지에서 세대 간의 차이에 관한 인사이트와 고민이 느껴졌습니다.  

요즈음 낀 세대는 유니폼을 입고 성장한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닌 위 세대 와 스스로를 드러내고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강한 신세대 사이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비판 받는 세대이지요. 즉, 전통과 혁신이라는 양면적 가치관 사이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가 무척이나 힘든 입장인데 때로는 개혁의 대상으로 까지 내몰리는 형편입니다. 아마 조직에서 그들의 마음은 “위를 넘보기도 힘들고, 아래를 통제할 자신도 없다” 라는 마음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 시대를 같이 사는데, 우리가 구분 짓은 세대 차이라는 것은 얼마나 큰 것일까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어제 밤 잠들었을 때의 나와 같은 사람인지요? 10년전의 나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나의 청년 시절 또는 나의 사춘기 시절? 지난 날의 나만 해도 어쩌면 지금의 나와는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 세대 간의 차이는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사실 낀 세대는 불편해도 누구나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중간에 있다는 것은 양쪽의 당사자에게 더 가까이 있고 모두와 말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소통의 위치를 확보한 셈이죠. 소통의 위치에서 중요한 것은 영향력입니다. 이런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우선 중요한 힘은 바로 자신감입니다. 자신감을 가져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그 다음은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자신감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분명한 결과를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과거가 만들어 낸 결과에 불과합니다. 위 세대가 있는 곳은 내가 머 지 않은 미래에 갈 자리입니다. 어려울까요? 그래도 꿈을 꾸는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세대는 미래에 주역이 될 사람들입니다. 낀 세대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며 노력 여하에 따라 존경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낀 세대로써 당면한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 좋은 상사 보다는 좋은 코치가 되어 리드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시대적인 흐름인데 불행이도 우리가 성장해 온 배경과는 많이 달라진 환경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요즈음 리더들이 이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느 세대에나 이런 정도의 도전은 늘 상 있었고 극복을 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좋은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개별적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개별적인 특성은 무엇이고 심리적 상태가 어떠 한지를 알아야하고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람을 관찰하고 그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찰된 사실은 가급적 현장에서 피드백 해주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적절한 타이밍을 찾으려다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평이나 비판이라도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이 담기면 진심은 늘 통하기 마련입니다.  코칭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과정입니다. 코칭을 통해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소통의 영향력이 확장될 것입니다.


Vincent


빈센트님의 영감을 주는 한 마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의 이전글 '안다.' vs. '이해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