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관계(Relationship Building) 테마만 네 개 나왔는데 어떡하죠?”
“저는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 테마가 한 개도 없어요. 저 회사에서 괜찮을까요?”
강점 진단 결과를 보고나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도메인에 대한 걱정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관계(Relationship Building) 테마만 있는 사람들은 ‘대인관계’에만 신경 쓰느라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을까?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 테마가 없는 사람들은 복잡한 내용의 것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강점이론에 따르면 개개인의 TOP 5 테마를 활용해서 얼마든지 각각의 도메인의 역할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도 이론에 따른 이상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까? 실행(Executing) 테마가 없는 조직에서도 일을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을까? 혹은, 영향력(Influencing) 테마가 없는 영업사원도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판매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지난 9월 강점 코칭 수업을 통해, 우리는 실제로 네 가지 도메인들이 어떻게 각각의 강점 특색에 맞춘 방법을 통하여 성과에 이르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수업의 참여자들은 TOP 5 테마에 따라 네 가지 도메인으로(실행(Executing)/관계(Relationship Building)/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영향력(Influencing)) 나누어 앉았다. 실행(Executing) 테마를 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실행’ 조가 되었고, 관계(Relationship Building) 테마를 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은 ‘관계’ 조가 되었다.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와 영향력(Influencing)도 이런 식으로 조를 이루어 앉았다.
네 개의 조에게는 모두 동일한 과제가 주어졌다. 도메인을 조원들만의 언어로 정의하고, 그 속에 속한 각각의 테마를 위한 ‘마음을 여는’ 질문들을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글의 결말을 읽기 전에 예상해본다면, 각 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어떤 조의 결과물이 가장 훌륭했을까?
놀랍게도, 네 조는 누가 제일 잘했는지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고유한 방법으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먼저, 실행(Executing) 조는 가장 먼저 과제를 끝냈다. 또한 과제 안에 10개 이상의 소질문들을 모두 빠지지 않고 꼼꼼하게 채워 넣었다. 조원들 간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과제를 어떻게 나누어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대화는 정확하고 간결하게 진행되었다. 발표자를 정할 때에도 가위바위보라는 규칙을 정해서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모든 질문을 잊지 않고 답한 조는 실행 조 뿐이었다.
두 번째로, 관계(Relationship Building) 조는 진행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각의 테마에 대한 경험을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공감과 맞장구 등의 다양한 리액션이 나왔다. ‘이젠 결과지를 작성해야 하지 않겠냐?’는 강사의 말에 ‘우리 조는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짧은 작성 시간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매우 훌륭했다. 사람에 관심이 많은 관계 테마인만큼 가상의 내담자에게 ‘마음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며, ‘마음이’를 향한 따뜻한 질문을 만들어 냈다.
세 번째로, 영향력(Influencing) 조는 눈에 참 띄었다. 결과지를 위해 배부된 학습지는 빈 하얀색 종이였다. 그런데 영향력 조는 두꺼운 펜을 사용하여, 하얀 종이를 마치 PPT처럼 칸을 그려서 활용하였다. 상단에는 큰 글씨로 영향력에 대한 정의를 멋지게 작성하였고, 그 아래로는 테마에 대한 그림과 함께 질문을 적어 넣었다. 눈에 확확 들어오는 작성지와 함께 하니 발표에 절로 집중되었다. 또한 발표자를 정할 필요도 없이 ‘제가 하겠습니다.’라며 자원하는 분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 조는 천천하지만 빈 틈이 없었다. 과제를 받고 전략적 사고 조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교재를 다시 꼼꼼히 읽어보는 일이었다. 조원 분들은 다 완성하지 못 했다고 걱정했지만, 작성된 부분에 있어서는 개별적인 테마에 더하여 컴비네이션까지 고려한 완성도 높은 질문들이 만들어졌다. 새로운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추구하는 특성이 결과물에서도 톡톡히 드러났다. 이해가 될 때까지 책을 찾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모든 강점은 소중하고 무궁무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누군가의 강점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내적 동기와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점에 대한 이해는 그 사람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게 된다.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더라도, 내적 동기와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때문에 과정을 신뢰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 대한 신뢰는 결과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게 된다. 즉, 그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에 그 사람만의 베스트 진행방식으로 일을 끝마칠 수 있도록 믿어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리더에게는 이러한 ‘강점’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들은 틀리게 보일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체계 테마가 있는 나는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덜컥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그러나 현재에 충실한 #적응 테마가 있는 사람들은 계획이 없이도 유동적으로 그때 그때 꼭 필요한 일들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하지 않고, 각각의 잠재력을 믿고 성장을 기원할 때에 그 사람의 최고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강점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성과와 몰입의 첫 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데에 컨설턴트 Anna(우예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