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치도 배우는 중입니다
빈센트님께,
한 직원이 떠나겠다고 합니다.
지인의 소개로 어렵게 함께하게 된 사람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니 모두 제 잘못인 것만 같아 괴롭습니다. 교육 컨설팅을 하고 직접 이론을 가르치는 저로서는,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른 것 같아 고객들을 뵐 낯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충분히 준비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 소개라는 안도감 속에서 채용했고, 바로 그 안도감이 정작 중요한 질문들을 생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무엇에 열정을 느끼는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는지, 지금보다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직장에 다닐 때는 채용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회사를 세우고 나니 같은 바다인데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바다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제가 달라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데에는 매니저의 영향이 크다고 배웠습니다. 코칭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애썼건만, 저의 리더십은 부족하기만 한가 봅니다.
그런데 더 괴로운 것은, 사람을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좋은 사람과도 잘 일하게 만드는 능력이 제게 아직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빈센트님, 직원이 자기 재능을 발휘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요. 코칭 리더십에서 이야기하는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일은 시간이 많을 때만 가능한 것인지요. 월급을 받는 직장인 매니저가 아닌 대표로서, 제가 너무 조급한 것은 아닌지도 반성하게 됩니다.
직원 개개인의 인생에 책임을 느끼며 괴로운,
켈리 드림
“승부는 보다 높은 것을 추구하는 열정에 의해서 좌우된다.” — 빈센트
켈리님께,
바다가 달라진 게 아니었습니다.
켈리님은 같은 바다에서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했지요. 하지만 달라진 것은 바다가 아니라 켈리님이 서 있는 자리였습니다. 직장인 매니저의 자리와 대표의 자리는 같은 물이라도 다른 깊이에서 헤엄쳐야 합니다. 그 자리의 무게를 아직 몸에 익히지 못한 채, 익숙한 방식으로 사람을 맞이하려 했던 것이겠지요.
지금 켈리님을 덮친 그 낯뜨거움은 실패의 증거가 아닙니다. 말과 삶 사이의 거리를 처음으로 정직하게 본 순간이며, 자기 자신 앞에서 비로소 진실해진 시간이니까요.
채용은 그랬습니다.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은 그 시절의 조건 안에서 만날 수 있었던 최선에 가까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켈리님은 사람을 아예 못 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이 작은 회사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끝까지 묻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 켈리님은 안도감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보이는 정보는 분명하고 추천이라는 조건은 마음을 안심시키니까요. 하지만 함께 일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지나온 과거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흔들리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인지를 보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채용에서 무엇을 물어야 했을까요. 경험과 스킬은 이력서가 확인해줍니다. 하지만 켈리님이 정말 알아야 했던 것은 그 사람이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입니다.
막힐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인정받지 못할 때 무엇으로 버티는가.
구조가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인가.
경험은 과거를 설명하지만, 잠재력은 이 사람이 우리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코칭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칭은 만능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먼저 가르침이, 어떤 사람에게는 훈련이 필요하고, 그 이후에야 코칭이 힘을 냅니다. 지금 켈리님은 기다림과 코칭의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이 남긴 질문들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과 함께이고 싶은가. 나는 그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무엇을 기다려야 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며, 무엇을 코칭해야 하는가.
지금 켈리님은 코치를 가르치던 사람이 아니라, 비로소 코치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배우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 물음 속에서,
2026년의 켈리 드림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람과 함께이고 싶은가요?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났을 때, 당신은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기다리고, 무엇을 코칭하게 될까요?
1화. 사업을 한다는 것 — 내가 책임을 선택한 날
2화. 노동법을 지키는 회사 — 사용자의 자리에 서서 다시 묻게 된 질문
3화. 카리스마가 필요해 —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어디에서 오는가
4화. 코칭 리더십 이전에 채용 — 코치도 배우는 중입니다 ● 이번 글
5화. 당면과제와 전략과제, 창의성과 적시성 (4월 9일)
6화. 낀 세대 리더들의 도전과 기회 (4월 16일)
7화. 강력하게 기억시키는 힘, 메타포 (4월 23일)
8화. 허상과 실제를 구분하는 법 (4월 30일)
9화. 경쟁자가 밉습니까? (5월 7일)
10화. 스타트업의 미션, 꿈을 꾸고 팔아라 (5월 14일)
11화. 조직의 ‘가치’가 발휘되려면 (5월 21일)
12화. 꼭 기억할 숫자들 (5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