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건물주 김대리 #413]

뚜렷이 보이는 길

by Kema

김대리는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눈썹을 찌푸렸다.


“흐음… 생각보다 간단하진 않네. 전세금도 다 다르고, 호실마다 조건도 제각각이고…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월세는 또 얼마를 받아야 하지?”



고개를 갸웃하며 옆에 앉은 희윤을 바라봤다.


“일단 이렇게 해 보자.”

희윤이 활짝 웃으며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켰다.


“비슷한 방들끼리 묶자.

예를 들면, 2층이랑 3층 투베이 방들끼리, 지층은 지층끼리, 1층은 또 따로.

이렇게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보면 되겠어.”


“좋아. 그럼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건 어떻게 계산하지?”


“간단하지. 여기 보면 같은 카테고리 방인데 전세는 9천, 월세는 보증금 천에 40이잖아?

그러면 보증금 천만 원이랑 월세 5만 원을 맞바꾼 셈이야.”


김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천만 원이 월 5만 원이면 연 6%… 전환율이 딱 나오네.

임차인은 천만 원 대신 월세 5만 원을 아끼는 셈이고,

임대인은 천만 원을 융통하는 대신 월세 5만 원을 포기하는 거고.”


“그럼 보증금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서 운영할 수 있겠네.”


“맞아. 우리 현금 사정이랑 마이너스 통장 한도 봐가면서,

보증금과 월세를 조율할 수 있으면 수요도 훨씬 넓어질 거야.”


희윤은 김대리 옆구리를 콕 찌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제 계산해 봐, 오빠.

‘천에 오만’ 기준으로 다 월세로 돌리면 수입이 얼마야?”


“잠깐만, 하나만 더 정해야 돼.

보증금을 얼마까지 줄일 거야? 보증금이 아예 없을 순 없잖아.”


희윤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이내 반짝이며 말했다.


“맞네. 근데 보증금을 왜 받는지부터 생각해 보자.

그럼 답이 나오지 않을까?”



김대리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설명했다.


“찾아보니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두 달 이상 월세를 연체하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대.

근데 현실은 달라.

세입자가 자진해서 퇴거하지 않으면 소송해야 하고,

명도까지 가는 과정이 보통 열 달 가까이 걸린다더라.


그러니까 최소 1년치 월세만큼은 보증금으로 잡아놔야 안전한 거지.”


“와… 역시 오빠!”

희윤은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그때, 잠에서 깨어난 하율이도 아빠 무릎 위로 올라타더니 키보드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도 해볼래!”


둘은 웃음을 터뜨렸다.



희윤이 화면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우와… 오빠, 우리 이 건물만 잘 관리해도 꿈을 이루겠는데?”


김대리는 피곤한 기색도 없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게. 이렇게 해 놓고 보니 우리 둘 월급보다 더 많네."




희윤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럼 우리 당장 비어 있는 방부터 수리해서 월세로 내놓자!

나 갑자기 힘이 불끈 솟아!!!”







이전 12화[거북이 건물주 김대리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