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를 메우고 다시 길을 찾다
우연한 도움 덕택에 지옥의 입구에서 간신히 끌어올려졌지만, 만신창이가 된 마음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열정적으로 몰두했던 대상이 환영처럼 사라지고 나니, 텅 빈 공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다시 돌아온 '개미같이 아끼고 모으는 일상'이 더는 알차게 느껴지질 않았다.
게다가 나는 처음부터 일확천금을 쫓다가 그를 만났던 게 아니었다. 종잣돈을 굴릴 투자 방법을 찾아 나서던 길에, 우연히 그가 쳐놓은 그물 근처로 걸어 들어갔던 것이다. 용케 위험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제대로 배우고, 투자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텐인텐 카페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텐인텐 아카데미'에 수강 신청을 했다. 한 달 동안 매주 오프라인 강의가 열렸고, 강의 뒤에는 인맥을 형성하고 다른 사람들의 투자 진행 상황을 배울 수 있는 뒤풀이 자리까지 있었다. 다행히 장모님이 집 근처에 계셔서 아이를 돌봐주셨기에, 아내와 함께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다.
나는 투자와 재테크에서 부부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혼자서도 투자를 하고 자산을 굴릴 수는 있겠지만, 투자와 재테크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 기간 동안 진행되는 삶과 같은 것이다. 어느 기간, 혹은 어느 시점에 잠깐 벌어 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대상이 결코 아니다. 경제 공동체인 부부가 투자에 대한 생각, 재테크에 대한 태도를 공유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투자 철학도 반 쪽짜리에 불과하다. 결국 언제든 무너지거나 실현 불가능해질 수 있는 모래성에 지나지 않게 된다.
우리는 한 달 동안 진행된 다섯 차례의 강의를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들었다. 대학교 전공 수업보다 더욱 집중해서 들으며 최대한 많은 것을 얻고자 했다. 이미 텐인텐(10년 안에 10억 순자산)을 달성한 카페 주인장님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으니 현장감이 남달랐다. 강의 내용은 우리 부부의 자산 형성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실질적이었다.
사실 내가 가장 알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카페 주인장이 최종적으로 어떤 자산 구조를 만들어 월급을 대체할 현금흐름을 만들었는지였다. 10억은 몹시 큰돈이지만 인생 또한 매우 길다. 그 돈을 헐어서 쓰기 시작한다면, 언젠가는 바닥이 나는 때가 올 수 있다. 무엇보다 피땀 어린 노력으로 쌓은 자산이 줄어드는 모습을 편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사람은 재테크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행복이 마음 안에 가득한 사람은 굳이 자산을 모으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5주 동안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강의를 들었음에도, 그 질문에는 답을 찾지 못하였다. 강의 말미에 주인장은 더 이상 심화 과정을 개설할 뜻이 없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어떻게 절약했고, 어떤 철학을 키워갔으며, 주식과 채권 등의 개념과 실제 투자 일화들, 그리고 자가 거주용 부동산 매입과 부채 청산 등 10억을 만들어 간 과정들은 풍부하고 감동적이었지만, 현재의 생활을 지탱하는 캐시플로우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었다.
강의와 모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는 유익했지만, 나의 목마름을 완전히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나는 해답을 찾고 싶었고, 투자 공부를 이어나갔다. 각종 스터디 모임들을 검색하며, 다음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