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의 발견
‘전략적 궁상’에 재미를 붙인 김대리와 희윤은 신나는 게임을 하듯 생활비 절약의 달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고수의 경지에 이른 둘도 어찌할 수 없는 비용은 바로 출퇴근 교통비였다.
재무제표를 매의 눈으로 보며 더 줄일 항목이 없나 살피던 희윤이 김대리를 쿡쿡 찔렀다.
“오빠, 다른걸 확 줄여놓고 보니까 말이야. 아무것도 아니던 교통비가 튀어보이네?”
두 사람이 한 달에 쓰는 교통비는 20만 원.
주로 지하철을 이용했고, 한 번 타는 데 1,500원이 들었다. 작은 돈 같지만, 매일 두 차례씩 한 달을 타면 꽤 큰 금액이 되었다. 김대리는 부정승차를 할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법을 어기지는 말자는 생각에 도리질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사람들 틈에 낑겨 출근하던 김대리의 시야에 광고 하나가 들어왔다.
서울지하철 시민 참여 요원 모집
김대리는 손잡이에 매달린 채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시민 요원 여러분, 환영합니다!”
차고지 회의실에서 홍보 팀장이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쳤고, 직원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김대리도 다른 지원자들 틈에 앉은 채 꾸벅 인사를 했다.
김대리가 이용하던 노선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운영 도시철도였다.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 노선이라 비싼 요금을 징수했고, 시민들은 같은 지하철인데 왜 비싸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운영사는 여론을 달래려는 여러 시도를 했고, 이 중 하나가 시민 참여 요원 제도였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에 놓인 다과를 좀 드시고, 제가 앞으로 하실 일을 간략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임무는 단순했다.
해당 노선을 타며 개선 의견을 내고, 장점을 게시판에 써서 올리는 것.
그리고 매주 한 번 차고지에 모여 간단한 발표를 하고, 리포트를 제출하면 끝이었다.
대가로는 활동 기간인 6개월 동안의 무료 승차권이 주어졌다.
김대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교통비가 공짜라니.
게다가 다과로 나온 과자와 음료수는 마음껏 챙겨갈 수 있었다.
그렇게 교통비와 간식값까지 아낀 김대리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희윤도 전략적 궁상 게임에서 김대리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