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건물주 김대리 #202]

고수가 나타났다

by Kema

어느 날, 카페 게시판에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낯선 닉네임의 글쓴이.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빼곡히 들어선 지도 한 장과, 불친절한 설명 몇 줄이 게시글의 전부였다.


그것도 전문용어로만 구성된.




“이게 뭔 소리야…”


김대리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문외한인 김대리가 보아도 이건 평범한 개인이 올린 글이 아니었다.


무슨 일을 어떻게 했다는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댓글창은 이미 폭발 직전이었다.


“진짜 대단하십니다!”

“이런 방법은 처음 봐요. 다음 글도 꼭 부탁드립니다.”


감탄과 찬사가 줄줄이 달렸다.

누군가 대단한 인물이 나타났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 후로도 그 닉네임은 비슷한 글을 몇 번 더 올렸다.

설명은 여전히 불친절했지만, 반응은 점점 더 뜨거워졌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그를 ‘선생님’이라 불렀다.


마치 인기 웹툰의 다음 회를 기다리듯, 모두 그의 글을 손꼽아 기다렸다.






김대리도 모르는 용어를 하나하나 검색해 가며 열심히 읽었다.

그러다 보니 퍼즐이 맞춰지며 그림이 보이듯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를 ‘디벨로퍼’라고 소개했다.

요지는 간단했다.


놀고 있는 땅을 헐값에 사들인다. 전기와 상하수도를 연결하고, 길을 내고, 땅의 높이를 맞추어 건축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되판다. 그렇게 땅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챙긴다.


그가 올린 복잡한 지도는 사실 토지이용계획도였다. 처음엔 암호문 같았지만, 몇 번 읽다 보니 기회가 가득한 보물 지도처럼 보였다.




사람들의 신망이 쌓이자, 그는 어느 날 새로운 글을 하나 더 올렸다.

내용은 의외였다.


‘몇 년 전 큰 병을 얻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일을 접고 파주 외곽에서 작은 교회를 운영 중이다.

지금은 돈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혹시 시간 되는 분들과는 커피라도 하며 토론을 나누고 싶다.’



댓글창은 순식간에 술렁였고, 회원들의 참석 댓글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김대리는 화면을 뚫어져라 보다가,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이런 고수를 직접 만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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