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헤메다
김대리는 머리가 번쩍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땅만 찾아오면 금싸라기로 바꿔주고, 대가는 나보고 정하라니.
세상에 이런 훌륭한 사람이 또 있을까.
그날 집에 돌아와서는 무슨 정신이었는지도 모른 채 다시 컴퓨터를 켰다.
김대리와 희윤은 전략적 궁상을 통해 월급의 70% 이상을 저축하고 있었고,
전세금을 제외하고도 1억 정도의 종자돈을 모은 상태였다.
1억의 현금으로는 아무리 대출을 동원해도 3억이 넘으면 매입이 어려웠다.
강남은 자투리 땅이라도 도저히 불가능했다.
둘은 강서 외곽부터 강화, 화성, 평택, 오산까지 지도를 훑으며 매물을 추렸다.
중개사 연락처도 꼼꼼히 정리해 출력했다.
그 주부터 김대리의 주말은 바뀌었다.
토요일은 하루 종일 부동산 탐방, 일요일은 어김없이 교회를 찾는 생활이 계속됐다.
김대리가 만나는 중개사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아니, 뭐 하러 그런 땅을 찾아요? 있기는 허지만…”
기꺼이 몇 군데 토지를 보여주는 부동산도 있었지만,
별난 놈 다 보겠다는 듯 고개를 젓는 중개인들도 많았다.
어떤 중개사는 눈을 반짝이며 말하기도 했다.
“젊은 양반이 포부가 크네. 아주 부자 되겠어!”
그럴 때면 김대리는 속으로 외쳤다.
역시, 세상에 우리처럼 도전적으로 사는 사람은 드물구나!
개중에는 이상한 부동산도 있었다.
중개사무소도 아닌 ‘부동산 연구소’라는 간판이 특이한 2층 사무실이었다.
날림 같은 집기와 어딘지 불안해 보이는 직원과는 다르게, 안쪽 사무실에는 화려한 언변으로 “꼭 사야 할 땅”을 콕 찍어주는 남자가 있었다.
희윤은 수상쩍다고 했지만, 김대리는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라 그렇겠지” 하고 넘겼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매 주 보고서를 꼬박꼬박 제출했지만, 목사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처음 고깃집에서 김대리를 보석인 양 바라보던 눈빛은 온데간데 없었다.
실망스레 한숨을 지으며 교회를 떠나던 순간, 지난번에 말을 건네온 자그마한 여자가 다가와 속삭였다.
“조금만 더 하시면 될 거예요.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목사님은 꼭 될 만한 땅만 고르시느라 그러시는 거예요.”
그 말에 김대리는 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조금만 더 하면 된다.
이번엔 제대로 찾아내고 말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