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가 되다
“우리가 보험회사처럼 투자하면 어떨까.”
“보험회사…?”
김대리의 말에 희윤이 고개를 갸웃했다.
“응. 보험회사가 어떻게 돈 버는지 생각해봐.
보험회사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아.
누구한테 사고가 날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거든.
대신 고객의 과거 병력, 사고 이력 같은 확률 정보를 보고 가입자를 선별해.
그리고 정기적으로 보험료를 받아.
가끔 누가 병원비를 청구하면 보험금을 내주지만,
전체적으로는 항상 받는 돈이 내주는 돈보다 많게 시스템을 짜.”
“음… 그렇지.”
“우린 주식시장에서 그걸 똑같이 하면 돼.
미래를 예측하려고 애쓰지 말고, 지금까지 꾸준히 잘 해온 기업들,
즉 업종 내에서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어 왔으며, 꾸준히 배당을 주는 기업들을 우리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가입시키는 거야.
그 기업이 매년 주는 배당금이 보험료라고 보면 되고.”
“시세차익은?”
“그건 그냥… 덤이지.” 김대리가 웃었다.
“단기 주가는 산책 나간 강아지처럼 이리저리 튀거든.
내가 제일 중요하게 보는 건 시세가 아니라 현금흐름이야.
우린 결국 재산을 불리는 것 보다는, 월급 대신 나올 안정적인 소득을 만드는 게 목표잖아.”
희윤은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근데… 그래도 기업이 망하면 어떡해?”
“그럴 수도 있지. 보험도 어떤 가입자는 사고를 내잖아.
그래서 충분히 많은 기업에 분산해야 해. 개별 기업이 아니라 확률 전체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한두 개가 사고를 쳐도 전체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도록 말이야.
투자 타이밍도 언제가 최선일지 알 수 없으니, 일정 금액을 매달 분할해서 매수하는거야.”
“음… 듣고 보니 되게 마음 편한 방식이네.”
희윤의 표정이 풀렸다.
김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맞아. 우린 개미야. 직장인이고.
외국인이나 기관처럼 정보를 미리 알 수도 없고, 매일 시세에 매달릴 수도 없어.
그러니까 절대 잃지 않는 걸 최우선으로 삼고, 재투자로 복리 효과를 누리면서 꾸준히 모아가면 돼.”
“그래서… 보험회사처럼?”
“그래. 지금까지 잘 해온 기업들을 고객으로 삼고, 매년 배당이라는 보험료를 받는 거야.
그게 우리가 마음 편히 오래갈 수 있는 길이야.”
희윤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김대리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웃었다.
“오빠… 좀 멋진데?”
김대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제부터, 우린 보험회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