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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Dec 17. 2022

자크 라캉의 어록 - 확신과 확실 사이

순간을 바라보는 방법

Benjamin zhang bin의 작품

  "속지 않는 자들이 헤맨다." - 자크 라캉 -


  퀴즈 하나. 라캉의 이 어록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라캉은 말을 모호하게 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는 라캉의 특수성이라기 보단 프랑스 철학의 성향이다.


  독일의 철학들이 말을 어렵게 한다면, 프랑스 철학들은 모호하게 말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일단 문체에 적응이 되고 나면 이 모호함이 상당히 매력적인 글쓰기로 느껴진다. 철학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야 어떤 경우도 변별이 무의미한 난해함이겠지만, 익숙한 이들에게는 도 이런 화법이 '유려함'이기도 하다. 그렇듯 유려함이라는 것도 각자의 미학에 따른 서로 다른 판단일 정도로, 실상 모호한 양상이다.


  바디우의 설명에 따르면, 라캉의 문체는 '마치 각각의 문장이 일의적 이해를 벗어나는 잔여를 갖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이해했다고 믿는 것보다 항상 더 생각하게 하는 글쓰기'이다. 이 설명에서 알 수 있는 사실,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바디우의 문체도 만만치 않은 프랑스 철학일 거라는...


  라캉의 저 어록은, 확신에 찬 이들이 되레 오류에 빠진 상황이라는 의미다. 그 너머의 실재에 닿고자 하는 이들은 항상, 괴테의 문장을 빌리자면,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중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의 열린 지평으로 항상 고민하라는 이야기. 라캉의 다른 어록으로 부연하자면,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확실히 모르는 것이다.


- 민이언, 다반, <순간을 바라보는 방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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