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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Dec 27. 2022

천비(天妃), 도교의 여성신 - 용왕 신앙과 포세이돈

사주팔자, 辛亥일주

關帝와 더불어 민간도교의 주된 숭배 대상으로 널리 알려진 天妃娘娘(천비낭낭)은, 동아시아 해역을 관장하는 대표적인 바다의 수호신이다. 흔히 馬祖(마조)란 이름으로 인구에 회자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신앙은 중국의 절강에서 시작하여 오키나와를 거쳐 구주로, 구주에서 동일본 등지로 확산되어 현재까지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인접연안국인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에 걸쳐 널리 분포되어 있다. ...


... 나면서 영특하여 인간세상의 미래사를 꿰뚤어보기도 하였으며, 커서는 배를 타고 바다 위 여러 섬들을 돌아다니며 노닐곤 하여 神女 또는 龍女라 불리웠다 한다. 평생 독신으로 지상에 머물다가 송 태종 (雍熙) 4년인 987년 2월 19일에 신선이 되어 승천하였다고 하며,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仙化한 그 자리에 해마다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 안동준 논문 <해상 사행문학과 천비신앙> 중에서 -

  마침 예전에 찍어놓은 사진이 기억나서, 한 번 정리를 해보고 있는... 


  關帝(관제)는 관우를 뜻한다. 무속인 분들 중에도 관우신을 모시는 경우가 있지만, 도교 쪽에서는 대중적인 신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는 사당에 모시는 경우가 있었다. 


  천비낭낭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신앙일 수도 있지만, 유입이 되면서 龍王 신앙으로 변모한단다. 중국어 전공자들은 중국 북부는 유가사상이 남부는 도가사상이 지배적이었다고 배운다. 남부는 대개 항구도시니까, 바다길의 안전이 중요했지. 그래서 이런 수호신 사상이 발달한 것. 


  인류의 역사에서 수렵 시대에는 모계 사회였다. 사냥 나갔던 남자들이 못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그래서 여신을 모셨던 것. 이 흔적 중 하나가 성모 마리아의 추존이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 어딘가에 포스팅해 놓았음). 농경사회가 도래하면서 부권 사회로 변모해 갔던 것. 유가와 달리 도가는 보다 자연으로 소급하는, 또한 여성을 주제로 하는 철학이기도 하니까. 이런 여성 영웅의 신화들이 많이 남아 있다. 물론 도교의 역사도 교단이 생기고 정치화되면서 남성중심적으로 변해간다. 기획을 함께하고 있는 한 대학원 동생이 이런 페미니즘 주제를 해보고 싶다고 한 거.

  고대 그리스 세계는 바닷길을 통한 무역으로 연안 도시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철학과 정치도 발달한 것. 그러니 바다 그 자체인 포세이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은 것이 중요했다. 제우스, 하데스와 비교한다면 굉장히 삶 가까이로 다가와 있던 신.


  동아시아의 세계에서도 바닷길은 굉장히 중요했으니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명청 교체기에 북쪽으로의 길이 막히면서, 해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이런 용왕 신앙이 사대부에게까지 퍼져 나갔단다. 유교의 합리성이야 정치에 필요한 것인지 몰라도, 불안은 또 비합리성에 기대고 싶은 인간의 본능인지도... 


  참고로 사주팔자에서 辛亥일주를 용왕의 딸이라고도 해. ‘편인’을 지니고 있으면 사람 심리를 다 들여다본다는, 그런 말이 있다. 그냥 그냥 말이 있다는 거. 내가 그 경우거든. 안 보여. 내가 딸이 아니라서 그런 건가? 사주팔자도 그렇다니까. 지식인들이 더 궁금해 해. 그런 것 보면 불안이란 건 평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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