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클라인, 들뢰즈
대학교 시절에 선후배들이 자주 모였던, 한남동의 어느 단골집. 오랜만에 다시 그들이 뭉쳤다. 우리가 ‘어머님’이라 불렀던 단골집 주인도 다시 만났다. 꿈속에서...
눈을 떠보니 내 방의 천정.
아주 잠깐, 너무 많이 마신 술에 필름이 끊겼다가 숙취 속에서 눈을 뜬 건 줄 알았다.
숙취는 없었고, 그 시절의 한남동 단골집도 오래 전에 없어졌고, 무엇보다 이젠 내가 술을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요새 가끔씩 비슷한 꿈을 꾼다.
멜라니 클라인부터가 꼭 꿈을 해석해야 하는 건가에 대해 반문한다. 들뢰즈는 꿈을 해석하는 일보다도 그것이 작동하는 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크루지 영감의 꿈을 어찌 해석할 것인가 보다도, 그 꿈으로 인해 그가 변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마음에 두고 있는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 이후부터는, 열망의 정도도 이전과는 다른 법. 꿈이 남기고 가는 정서적 조건, 그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다는 거야.
나이가 들수록 측근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애틋해진다. 사람 관계란 게 또 어찌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 의미까지 포함한 꿈이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