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는 지식
일단 나도 하나의 카테고리를 맡아서 해야 하긴 하는데,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카테고리는 많은데,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친구가 한 명 뿐이니... 이 친구의 피로도를 덜어줄 수 있는 방식을 고민 중.
몇몇 카테고리는 인문예술 전공자들을 진행자로 모셔서 우리가 관리를 해주는 방식으로... 그래서 요새 시의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각자의 전공으로 이슈를 대하는 방식이 뭐 새로울까 싶겠지만, 유튜브라는 미디어를 매개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조금 변하는 것 같다. 이걸 이론으로는 모르지 않았으나, 실제로는 이제사 느끼고 있다는 거지.
발터 벤야민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 매체가 바뀌면 사유의 구조가 바뀐다고... 그 시절부터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러니 이도 글로만 쓸 게 아니라니까. 막상 실제로 해 봐야 실제로 바뀐다는 거. 여튼 잘 만든 남들의 유튜브에 감탄만 쏟아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걱정의 시대’는 어제의 도구와 개념을 가지고 오늘의 일을 하려는 데서 나온 결과이다.” - 마셜 맥루언 -
미디어 이론에서는 신화가 된 이름, 마셜 맥루언. 미래 사회를 미리 내다본 그의 문화인류학은 포스트 모던 철학들의 선구적 입지이며, 한창 그의 이름을 연호하던 시절에는 앤디 워홀과 함께 거론될 정도로 팝 스탑의 반열이었단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그 스스로는 자신이 전망한 진보의 가치들을 꼴사납게 여기는 꼰대 중의 꼰대였다는 사실. 그 과정이 어찌 됐건 자신의 키워드가 되어버린 것들에는 비판도 옹호도 아닌 그저 얼버무리는 태도로 일관했단다.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상한 사이버 펑크들이 대개 묵시록적 성격이듯, 그것들의 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맥루언 그 자신이 종말론자이기도 했다.
그런 성향으로 어쩌다 미디어 이론의 신화가 되었는가 하면, 르네상스 시대의 수사학을 가르치던 그가 문화의 구조와 패턴을 분석하는 일에 익숙했기에, 과거의 데이터들을 미래에 적용한 결과였던 것. 물론 이 단일한 함수인 결과인 것만은 아니었지만...
캐나다 출신으로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한 그는, 러셀과 화이트헤드 같은 유럽형 인문의 예찬자이기도 했다. 그 지식으로 미국의 자본주의 문화를 내다본 것. 그의 주된 메시지는 매체의 매커니즘이 사고의 구조를 재정립한다는 것이다. 인류는 필요에 의해 미디어를 발전시키지만 나중에는 되레 그 미디어가 인류를 좌지우지 한다는 것. 여기서 미디어를 ‘자본’으로만 바꾸면 마르크스의 사적 유물론 개념이다. 이미 오늘날의 우리 경제는 매체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지 않던가.
그림은 신카이 마코토, <언어의 정원> 중. 하여튼 난 그의 2D 애니메이션을 꽤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