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 회사 그리고 기업문화
2월 4일에 있었던 Primer 8기 데모데이에 다녀왔습니다.
(데모데이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을 만나 PT를 하고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또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는 자리입니다.)
이 포스팅은 데모데이에 참여했던 21개의 스타트업 PT전에 있었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배달의 민족 스토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선 학교 동기중에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한 친구가 있었는데, 별로 친하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으로 그 친구가 업로딩하는 사진들을 보면서 정말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독특한 감성을 가진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배달의민족에서 만든 광고들만봐도 그런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죠. 카피만 봐도 우아한형제들에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김봉진 대표가 5년동안 회사를 키워오면서 느꼈던, 그리고 배달의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기업가치를 높게 쳐주는 투자자보다, 말이 잘 통하는 VC들을 만나세요.
사실 스타트업계에서 valuation에 대한 이슈는 예전부터 있어왔고 또 초기기업의 기업가치를 따진다는 것이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부분들이 많죠. 그래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을 때에도 투자자와 스타트업 사이에서 기업가치가 얼마인가에 대한 토론이 꽤나 오랜시간 오고갑니다.
하지만 김봉진 대표는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말이 잘 통하는 VC를 만나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투자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해당 투자자와 함께 기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자신의 기업문화를 이해해주는 VC를 만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욱 현명한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의내리지 못한다면, 시장은 커녕 자신들의 비즈니스도 잘 모른다는 뜻이 되겠지요. 김봉진대표는 마키아 밸리가 했던 말을 인용해주셨습니다.
나 스스로를 정의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정의당한다. - 마키아 벨리 -
이처럼 스타트업이 자신의 비즈니스를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의를 먼저 한 후에야 그들의 타겟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더욱 명확한 플랜이 생기니까요.
샴푸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없다면,
-->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 (그것도 안되면)
--> 서울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
--> 서울 10대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
--> 서울 10대 고등학교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
--> 서울 10대 고등학교 남자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
--> 서울 10대 고등학교 2학년 남자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
이런식으로 명확한 타겟을 정해보고, 1위를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네요. 아마도 서울 10대 고등학교 2학년 남자 비듬샴푸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다면, 그 제품은 경기도나 부산 등 다른 도시의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되어있을테니까요.
아주 유명한 짐콜린스의 <Good to Great>를 언급하며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사람이 비전안에서 모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배달의 민족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라는 비전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전안에서 사람들이 모이면 그 회사가 잘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기업에 모인다면, 그 기업은 해당 아이템이 실패했을 때, 더이상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우아한형제들...이라...
김봉진대표는 처음에 '용감한 형제들'이라는 기획사의 이름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했는데요. 사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쩌면 사무적이거나 아주 fancy해 보이는 이름들을 쓰고 있는데, 이와 반대로 우아한 형제들은 듣기만해도 hip한 회사일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사무실 이전
우아한형제들은 최근에 사무실을 옮겼는데 사무실을 옮기는 의사결정도 흥미로웠습니다. 몇년 전 (그리고 지금도) 사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데 그 때에 있었던 내용이 바로 공원 옆에 사무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원증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내용이었는데요. 이번에 석촌호수옆으로 사무실을 옮길 때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니까 다른 기업처럼 삼성역이나 역삼역이 아닌, 롯데월드가 보이는 잠실로 회사를 옮길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스타트업 공식대로만 하는 것에대해 의문을 가져보기
우아한형제들은 특이한 폰트로도 유명합니다.
이 폰트들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요.
김봉진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한나체가 그 출발이 되었다고 해요. 한나는 김봉진 대표님의 첫재딸..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고, 주아는 둘째, 도현체는 사내에서 제비뽑기(?)를 해서 직원들 중 도현씨의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그냥 하고 싶어서 했어요"라는 말이 좋았습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서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일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글꼴로도 '배달의민족 스럽다'라는 느낌을 세상에 전파하고 있는 걸보니..정석적인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조금 다른 방식으로 조직을 디벨럽 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창의적인 회의
제 3자가 왔을 때, 누가 상사인지 모르게해라.
1달에 잡지 카피 1개씩
위와 같은 카피가 우아한형제들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실까요 ? 우아한형제들은 1달에 1개의 잡지사를 선정하여 재미있는 광고 카피들을 만들어 광고를 낸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는 포샵으로', '넌 먹을 때가 젤 이뻐' 이런 참신한 카피들이 광고에 실리고 많은 호응을 얻었지요. 이런 활동을 하는게 광고도 되지만 이런 카피들을 만드는 것 자체에서 조직내 구성원들이 '배달의 민족 스럽다'라는 느낌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예를들어 누군가가 구상해온 카피를 보면서 "이건 배민스러워." 혹은 "이건 우리 회사느낌이랑 조금 다른데?"라는 피드백을 주며, 조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김봉진대표가 회사라는 조직과 그 안의 복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을 때 내린 결론은 복지 = 행복한 삶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행복에 대한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공부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내린 다음 결론은 인간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라는 것. 그러므로 처음부터 조직에서 행복한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일을 잘하지만 틱틱거리는 사람보다는 행복하고 낙천적인 사람이 20명이상의 조직에서 훨씬 도움이 된다는 점을 (피눈물을 흘리며 경험하셨다고...!) 강조해주셨습니다.
이제는 '푸드테크'라는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개척한 우아한형제들, 그리고 배달의민족. 앞으로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김봉진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싶습니다.
(다음기사는 플래텀에서 잘 정리해주신 김봉진 대표의 키노트 스피치 기사입니다.
저는 두서없이 정리를 했는데, full 내용을 정리된 글을 보시려면 기사를 읽어보세요.
http://platum.kr/archives/54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