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내가 사랑했던 클럽과 공연장
뮤지션박스에 처음에 기고한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https://musicianbox.net/post/90
지난 두개의 포스트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작년에 좋아했던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카페와 펍들을 소개했다. <음악을 만나는 공간들>의 마지막 포스트가 될 이번 포스트에는 클럽과 공연장을 위주로 소개하려고 한다. 엄청나게 공연을 자주보러 간다던가, 클럽을 자주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가끔가끔 갈 때마다 정말 재미있게 놀다오는 편이다. 자주 가는 편이 아니다보니, 새로 생겼다거나 그런 공간들보다는 원래 좋아하던 곳에 계속 방문한다. 다음은 내가 지난 1년간 사랑했던 4곳의 클럽과 공연장이다.
(용산구 이태원동)
예전에는 독일의 Platoon 그룹에서 운영하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G-15 Sonnendeck이라는 이름을 바뀌었다. 이태원 지하철역에서 3분거리에 위치한 소넨덱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핫한 공간이다. 3층부터 4층까지의 공간으로 이루어져있는데 다른 클럽들과는 조금 다르게 3층에는 바와 스테이지 그리고 야외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4층은 루프탑 공간으로 옥상을 활용하여 정말 잘 꾸며둔 공간이다. 클럽들은 대부분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오래있다보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기마련인데 소넨덱의 경우에는 바로 옆에 야외 공간이 위치하고 있어서 맥주를 한병 들고 밤 하늘을 보며 잠시 쉬기에도 정말 좋다. 항상 갈 때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요즘에는 Yung Bae, Soul Clap 같은 해외 아티스트부터 국내에서도 여러 힙합 아티스트들 또한 쇼케이스나 공연을 가졌다고 들었다. 겨울에는 이렇게 좋은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그리고 다가올 여름에는 다시금 소넨덱만이 가지고 있는 루프탑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용산구 이태원동)
2016년에 파우스트를 한 번 방문해보았던 사람이라면, 단언컨대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었으리라. 칼럼에서 처음 알게 된 클럽이었고 이후에 지인의 소개로 같이 방문하게 되었다. '파우스트'라는 이름이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따온 것이 맞다면 어떤 분위기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술도 안파는 줄 알았다만, 그럴리가 없지.) 소넨덱과 같이 이태원 역에서 그리 멀지 않다. '후커힐'이라고 불리는 트렌스젠더 골목의 맨 위쪽에 위치한 파우스트의 첫인상은 조금 어색했다. "우리 가는데 여기 맞나?"라는 말과 함께 3층으로 조금씩 걸어올라갔다. 입장까지는 여느 클럽과 다르지 않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조명이 없는 깜깜한 파우스트가 우리를 맞이했다. 음악은 테크노, 퓨처를 들었던 것 같다. 암전된 것 같은 묘한 분위기에서 사람들이 내뿜는 담배 연기인지 수증기인지 모를 그런 연기들이 만드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함께 테크노를 같이 듣고 있는 경험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같이 갔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테크노에 대해 별 감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포구 서교동)
홍대에 위치한 라이브클럽, 에반스라운지. 사실 다른 라이브클럽들에 비하자면 그 역사는 길지 않다. 내가 에반스라운지를 많이 가보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이유는 '에반스라운지의 공연은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는 팀들도 좋지만, 전체적인 기획이나 분위기와 배치가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정석적인 무대배치와 관객석이지만 생각해보면 홍대에 이렇게 깔끔한 라이브클럽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주말을 시작하는 금요일이나 마무리하는 일요일, 에반스라운지에서 좋은 음악과 술로 한 주를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의 중간쯤에 위치해있는 벨로주의 모토는 "All kind of music"이다. 음악에 집중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실제로 벨로주에 가보면 수천장의 CD와 음악 관련 자료들이 정말 많다. 벨로주를 운영하고 계시는 박정용님의 음악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예전에는 2층에 위치해있었는데 지금은 지하로 옮기고 나서 더 좋은 공연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느낀다. 사운드에 대한 제약이 줄어들었고, 벨로주에서 공연하는 팀들도 그에 맞추어 더 좋은 공연들을 선사한다. 재즈 공연도 많고 다시 부활한 라이브클럽데이에 참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뮤지션 우효(OOHYO)의 첫 라이브 공연 장소가 되기도 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음악과 함께 있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 공연을 보러 갔던 기회는 한 번 밖에 없었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벨로주에서의 여러 공연들에도 가 볼 생각이다. 하드한 락이나 그런 음악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음악들을 들을 수 있다. 2017년의 벨로주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