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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Jul 03. 2017

통계로 보는 음악산업

BP 음악산업 아카데미 아카이브


BP음악산업 아카데미의 16주 차에는 지니뮤직(Genie Music)의 신상규 팀장님의 <통계로 보는 음악산업> 특강이 진행되었다. 이번 강의록은 특강의 내용과 함께 몇 주전 번역했던 IFPI(국제음반산업협회)의 <Global Music Report 2017> 번역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조금 더하여 작성하려고 한다.




음악산업 통계조사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산업 또한 전문적으로 통계조사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리포트와 인사이트를 만들어내는 조직들이 있다. 국내에는 한국의 차트 집계를 담당하는 가온차트를 비롯하여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에는 다양한 협회 등에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바로 IFPI(국제음반산업협회)이다. IFPI는 전 세계 음악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 워너 그리고 유니버설 뮤직 등을 포함한 메이저 레이블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이다. 더불어 민간에서 음악산업에 대한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는 PwC 등이 있다. PwC의 경우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통계자료를 만들어낸다기보다는 현재의 Real Data를 이용한 시장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IFPI,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음악 자료 통계들을 살펴보았다.



I. 글로벌 음악시장


글로벌 음반시장 트렌드


글로벌 음악 시장의 트렌드는 위의 그래프에서 살펴볼 수 있다. 파란색 바로 표시되어 있는 피지컬(실물 음반 등) 시장은 지속적으로 그 매출 규모가 줄고 있으며 이에 반해 하늘색 바로 표시된 디지털 음악시장의 매출 규모가 전체 음악 시장의 매출액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음반 시장의 경우 2015년 매출 규모가 처음으로 반등하기 전까지, 1999년~2014년간 약 40%가 감소했다. 전체 음악시장에서 디지털 시장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는 50%를 넘어 전체 음반 시장의 규모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국내 시장으로 한정해서 살펴본다면, 실물 음반 시장이 5년 전에는 800억 규모였으나 현재는 1,200억 원 규모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약 50%나 증가한 이 양적 성장의 뒷면에는 안타까운 면도 존재한다. 실제로 실물 음반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소수의 아티스트는 엑소(Exo)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여러 아이돌 음악 가수였다. 이들이 더 많은 음반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다른 다양한 음악들은 아직도 실물 음반시장에서는 대중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음악 시장

디지털 음악시장은 다음과 위 그래프로 설명될 수 있다. 스트리밍이 큰 폭으로 성장하였으며 다운로드 음악 시장의 매출은 감소하였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체 디지털 음악 시장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이다. (17.7% 성장) 구체적으로 스트리밍은 디지털 음악시장 전체 매출액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0.4%나 성장한 규모이다. 


디지털 시장이 실물 음반 시장 규모를 처음으로 역전한 2016년, 디지털의 중심 비즈니스 모델인 스트리밍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양한 분류로 나누어지는데 크게 다음과 같다. 


- Subscription (월 정액 구독 모델)

- Ad-supported Model (광고 기반 무료모델)

- Video Streams (영상 스트리밍 모델)

- Paid Subscription & Freemium (월 정액 구독 + 부분 유료화 모델)

- Ad-supported Streams (광고 스트리밍 모델)

Subscription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스트리밍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멜론이나 애플뮤직, 스포티파이에서 월 8,000원 ~ 10,000원을 내면 우리는 해당 음원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음원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 Ad-supported Model의 경우에는 판도라와 스포티파이 등이 제공한다. 이는 아직 숫자로만 보았을 때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사용자가 늘어나고 트래픽이 유입되어도 그만큼 비용으로 계상되는 저작권료 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도라 등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Ad-supported Model을 통해 확보한 사용자들을 통해 다른 분야의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년 2월 기준으로 판도라의 MAU, 월 사용자 수는 8,100만 명이 넘었다.) 아마존이 왜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고, 또 에코와 같은 소프트웨어와 스피커 등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 시장이 돈이 된다기보다 굉장히 전략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결론이었을 거이다. 


Video Streams의 경우 유튜브와 같은 광고 기반 모델을 생각하면 된다. 중국의 경우 특히 이 Video Streams 모델의 매출이 많다. 국가가 워낙 크고 아티스트들의 오프라인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영상으로 공연을 보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Live PPV 모델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아직도 광고를 소비하면서 무료로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용자도 많다. 오랫동안 중국에서는 사용자들에게 음악이 무료 자산으로 인식되어왔고 아직도 90% 이상의 음악이 불법 복제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도 이제는 조금씩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한 유료 사용자들의 유입에 힘을 쏟고 있다. 전설적인 기업이 되어버린 텐센트 홀딩스(Tencent Holdings)가 텐센트 뮤직 그룹 (Tencent Music Group)을 통해 중국 음악시장의 핵심인 QQ Music,  Kugua, Kuwo 등 상위 3개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스트리밍


디지털 포맷별로 매출 비중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 다운로드 (싱글, 앨범 등) 30.4%

- 스트리밍 (구독, 광고 기반, 영상) 58.5%

- 모바일 큐레이션 (판도라 등 인터랙티브 라디오) 11.2%


다운로드 시장이 많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30% 이상의 의미 있는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여전히 유럽,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다운로드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트리밍 시장은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약 6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모바일 큐레이션 부분이 생각보다 높은 11.2%라는 점인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어떻게 성장할지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머신러닝 기반의) 큐레이션이 가진 잠재력을 높이 사는 편이지만 유독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는 휴먼 큐레이션의 영향력이 아직까지도 상당하다는 느낌이 든다.


 Value Gap

Value Gap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할까?

최근 음악 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가치 격차라 불리는 'Value Gap'에 대한 이슈이다. 


Value Gap은 유튜브와 같은 유저 업로드 방식의 서비스가 얻어가는 가치와 음악을 창작하고 투자하는 집단 (아티스트, 음반사 등)이 얻는 가치 사이의 차이를 말한다. 이는 점진적으로 커져가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음악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Value Gap이 등장한 배경은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유저가 컨텐츠를 업로드하는 방식을 차용하는 서비스들에서는 기존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르게 정당한 방법으로 해당 음악을 라이센싱 하지 않는다. 아직 해당 부분에 대한 적절한 법령들이 없기 때문에 이제야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에서 Value Gap 해결에 대한 노력의 첫 발을 뗀 시점이다.


Value Gap을 숫자로 보기

위 차트에서 Value Gap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애플뮤직 (Apple Music), 디저 (Deezer), 스포티파이 (Spotify) 등 라이센싱을 통해 음원을 공급하는 서비스들은 2억 명이 조금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고 이를 통한 매출액은 한화로 약 4조 5천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반대로 유튜브와 같은 유저 업로드 서비스는 9억 명의 음악 소비자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한화 6천억 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사용자 1인당 매출액은 20배가 넘게 차이가 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나 음반사의 입장에서 정당한 방식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를 업로드하는 이유는 바로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마케팅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튜브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음악을 라이센싱 하지 않는다고 해서 유튜브에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를 업로드하지 않는다? 상상하기 힘든 결정이다. 


이 Value Gap을 해결하기 위해 폴 매카트니, 스팅, 콜드플레이,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다양한 서명운동과 의회에 청원 활동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향후 5년간 음악 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되지 않을까 한다. 


1인당 음악 소비액

1인당 음악 소비액 (Music Revenue per capita)라는 통계도 등장했다. 유럽의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등이 아주 높은 편에 속했고, 음악 시장규모 2위에 자리하고 있는 일본 또한 $21.67로 전체 2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48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중국은 $0.15로 아주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음악 스트리밍 구독 모델은 $1 ~ $3로 제공된다.) 


국내 음악산업 규모는 실물시장이 세계 6위, 디지털 8위, 공연시장 22위 싱크권이 13위에 위치한다. 국내 유료 음악 구독자의 수는 약 850만 명 정도로 추산 중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의 음악 업계에서 아직 공연시장이나 싱크권 시장은 전 세계 수준과 비교해서 볼 때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II. 국내 음악시장


국내 음악시장 개요

국내 음악시장의 통계는 조금 특수하게(?) 진행된다. 통계청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특수분류체계'라는 것을 만들어 그 안에 음악 분야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한 통계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발간하는 <음악산업백서>나 콘텐츠 시장 관련 분기별 보고서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음악산업의 매출액 성장률은 6.8%였다. 5년간 수출액이 약 2배 정도 증가한 반면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는 감소했다. 


업계와 정부의 협의를 통해 징수규정이 개정되었고 이런 효과를 통해 2012년부터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게 되었고, 한류 열풍이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 공연과 음반 판매를 통해서 수출액도 크게 성장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국내 음악 통계의 오류들


몇가지 이해되지 않는 지표들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하는 이 통계에는 몇 가지 이해되지 않는 지표들이 있다. 


먼저 '음악산업'의 통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 음악산업의 사업체에 노래연습장 운영업을 포함하고 있다. 노래연습장 운영업에서도 물론 음악을 라이센싱하며 이용료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익이 주류를 통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해당 통계에 많은 왜곡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노래연습장 운영업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음악산업 사업체 수는 약 2,472개(전체의 약 7.2%)에 불과하다. 


두 번째로는 매출액에 관한 부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하는 통계에는 우리나라 온라인 음악시장의 규모가 약 1조 원, 그리고 음원 대리 중개업이 약 1천억 원으로 표기되어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음악 시장 규모는 IFPI와 삼일회계법인에서 17년 1월에 진행한 <해외 음악산업 통계기관 조사 및 개선 방향 제안> 연구에 따르면 약 4천억 ~ 5천억 원 안팎인 수준이며 음원 대리 중개업 (멜론, 엠넷, 지니 등)의 경우의 통계도 역산해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는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현재까지 음악시장에 대해 리서치를 진행하는 많은 개인, 기업들이 왜곡된 리서치 자료를 기반으로 여타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온차트

글 초반에 언급했던 가온차트는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웹사이트 중 하나이다. 가온차트에서는 기본적으로 국내 음반과 스트리밍에 대한 통계를 제공하고 있으며 <뮤직비즈니스 바이블>의 저자이기도 한 김진우 수석 연구위원의 다양한 오피니언 아티클도 제공한다. 꽤나 재미있는 통계와 인사이트들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음악산업 통계 레퍼런스이다.




코멘트


BP음악산업 아카데미의 강의가 마침 내가 최근 관심 있던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반갑기도 했다. 이 글에 있는 내용 중 '글로벌 음악 산업 통계'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 IFPI의 <Global Music Report 2017>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음악산업 통계에 대한 부분은 나도 어느 정도의 왜곡에 대한 언질을 받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개선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몰랐다. 


질의응답 시간에 재미있는 질문들이 나왔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것이었다. 


"음원시장은 더 커지지 않을까요?"


강사님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것이 나와 그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내 대답도 같다. 이미 아마존, 구글, 유튜브가 음악 시장에 뛰어들었고 애플의 홈패드와 아마존의 에코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엄청난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음악시장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앞서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 


음악은 가볍고 보편적이다.


누군가 "영화는 영화관에서 혹은 Netflix를 통해 볼 때 온전히 몰입하지만 음악은 왜 그렇지 않을까요?"라는 화두를 던진 적이 있었다. '음악은 가볍고 보편적이다.'라는 말을 곱씹어 생각해보니 결국 답은 음악은 원래 그렇다는 것이다. 다른 컨텐츠가 결합되지 않는 한, 음악은 여태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가볍고 보편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는 음악을 진지하게 소비할 수 없다는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언제나, 어디에서나 우리 곁에 있다는 큰 장점이 되기도 한다. 


의식주처럼 음악은 과거부터 우리와 떼놓을 수 없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존재로 사람들과 함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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